‘한탄바이러스’ 발견 이호왕 박사 “노벨생리의학상 근접” 평가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7:14

업데이트 2021.09.23 18:27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3일 노벨상 수상 예측 후보 명단에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를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시켰다. 그는 한탄바이러스 분리 및 동정, 신증후군출혈열(HFRS)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합뉴스]

정보분석 기업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3일 노벨상 수상 예측 후보 명단에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를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시켰다. 그는 한탄바이러스 분리 및 동정, 신증후군출혈열(HFRS) 연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연합뉴스]

유행성 출혈열을 일으키는 ‘한탄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이호왕(93) 고려대 명예교수가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을 확률이 높은 연구자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세계적 학술정보 분석기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23일 발표한 ‘2021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Citation Laureates 2021)’ 명단에서다.

클래리베이트는 매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 전 피인용 우수 연구자를 선정하는데, 학계에서는 통상 ‘노벨상급(Nobel Class) 연구자’로 부른다. 정량 지표를 토대로 학문적으로 우수한 업적을 가진 학자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이호왕 명예교수는 올해 클래리베이트가 올해 생리의학상 분야에서 선정한 우수 연구자 5명 중 한 명으로 유일한 한국인이다.

이 교수는 세계 최초로 한탄바이러스를 발견한 연구자다. 1960년대까지 유행성 출혈열은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난치병이었다. 이 교수는 1970년 미 육군 의학연구개발사령부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아 출혈열의 병원체 규명을 연구했다. 그 후 6년간 연구에 매진했지만, 성과가 없자 연구비가 끊긴 상태에서 1976년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한국인이 발견한 최초의 병원미생물이다. 한탄강 유역에 서식하는 들쥐에서 병원체를 발견했기 때문에 ‘한탄바이러스’로 이름 붙였다.

1986년부터 녹십자가 후원하면서 2년 뒤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예방 백신(‘한타박스’)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대한바이러스학회 초대회장, 대한민국학술원 회장을 지냈다.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오른쪽에서 둘째)가 1992년 3월 호암상 의학부문에서 수상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호민 한국논단 발행인, 유을선 천양원 원장, 이건희 삼성 회장, 이호왕 교수, 김진의 서울대 교수. [중앙포토]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오른쪽에서 둘째)가 1992년 3월 호암상 의학부문에서 수상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호민 한국논단 발행인, 유을선 천양원 원장, 이건희 삼성 회장, 이호왕 교수, 김진의 서울대 교수. [중앙포토]

클래리베이트가 선정하는 우수 연구자는 ‘미리 보는 노벨상’으로 불린다. 지난해까지 클래리베이트가 지목한 피인용 우수 연구자 376명 중 59명(15.7%)이 노벨상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클래리베이트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한국인은 3명이었다. 유룡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2014년),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2017년), 현택환 서울대 교수(2020년) 등이다.

데이비드 펜들버리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피인용연구 전문가는 “지금까지 2000회 이상 피인용된 논문은 6500건(0.01%)에 불과하다”며 “세계 상위 0.01%에 해당하는 연구 역량을 보유한 ‘과학 엘리트’ 중 상당수가 매년 실제로 노벨상을 받으면서 노벨상과 우수 연구자의 연관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벨위원회는 다음 달 초 노벨상 수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10월 4일(현지시각)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 문학상, 평화상, 경제학상 순으로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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