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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임박 안철수, 귤재앙 원희룡, 3지대 김동연…"우리도 있소"

중앙일보

입력

“추석 연휴 내내 제가 무엇을 할지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듣겠다. 어떤 일도 마다치 않겠다”

지난 16일 정계 입문 10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대선 출마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다렸다는 듯 이렇게 답했다. “대선기획단을 발족해 당내의 출마 관련 제안이나 법률적 검토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안 대표는 지난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뒤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이랬던 안 대표가 추석을 앞두고 대선 출마를 부정하지 않자 야권 안팎에선 “독자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애초 안 대표의 국민의당은 4월 재보선 후보 단일화 국면 때부터 국민의힘과 합당 협상을 벌였다. 이 협상이 성사됐으면 안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당명 변경 등을 놓고 협상이 결렬됐고 이때부터 안 대표의 독자 출마설에 힘이 실렸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대표도 출마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지만, 제3지대 후보들과의 단일화 등을 염두에 두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안 대표의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3%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안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 야권 대선 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거란 평가도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치열한 2강 싸움을 벌이고 있고, 여당 후보와의 양자 대결에서도 “1% 승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박빙 구도다. 한 야권 관계자는 “대선 막바지에 안 대표의 행보가 주요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나는 귤재앙” 4강 입성 노리는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 분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교육 분야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지난 13일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를 통과했다. 그는 16일 TV토론에서 자신을 한마디로 설명해 달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나는 ‘귤재앙(제주도의 특산품인 귤+재앙을 합친 말)’”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선 제가 재앙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귤재앙'은 원 전 지사를 비판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붙인 별명이다. 그는 이를 본인 입으로 거론하며 정면돌파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날 원 전 지사의 토론을 놓곤 당내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홍준표 의원 등 유력 주자에겐 가렸지만, 토론 내용 등을 보면 상당히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원 전 지사 측은 1~2%대에 머무는 지지율이 고민이다. 이대로라면 오는 10월 8일 경선 후보를 4인으로 좁히는 2차 컷오프에서 살아남을지도 불분명하다. 당 일각에선 윤 전 총장과 홍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이 ‘2강 1중’ 구도를 형성하는 가운데, 원 전 지사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과 남은 한자리를 놓고 다툴 거라는 관측이 많다. 캠프 관계자는 “2차 컷오프를 통과한 뒤 남은 토론회에서 장점을 부각하면 충분히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3지대 걷는 김동연, 파급력은 ‘글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9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제3지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6일엔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가 “우리 당은 김 전 부총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28일엔 김 전 부총리의 정책 개발을 담당하는 싱크탱크인 ‘경장포럼’도 출범한다.

김 전 부총리는 출마 선언 뒤 줄곧 “정권교체가 아닌 정치교체”를 외치며 기존 여야 구도에서 벗어난 새 정치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정치 공학에 따른 이합집산이나 합종연횡에는 관심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비교되는 것에 대해선 “두 분과 동일 선상에서 평가하지 말아달라. 단순히 정권과 대립했다고 비전이 있다고 할 순 없다”고 각을 세웠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1%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김 전 부총리가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거란 평가도 나온다. 한 야권 인사는 “여야 양자 대결 구도는 시간이 갈수록 굳어질 텐데, 김 전 부총리가 계속 3지대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당 경선 토론회에서 홀로 ‘부정선거’ 이슈를 꺼내 들었다. 황 전 대표는 “4·15 총선은 관계 기관 여럿이 뭉쳐서 행했던 불법 선거로, 많은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 주장을 불편해하는 당 지도부에선 “우려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황 전 대표는 최근 각종 야권주자 적합도 조사에서 순위권 밖으로 밀려 고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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