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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후 연봉? 억대는 받겠죠" 실소 부른 中대학생들 근자감

중앙일보

입력 2021.09.19 17:01

업데이트 2021.09.19 20:34

[사진출처= 바이두]

[사진출처= 바이두]

중국에서도 구직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관련 이슈가 SNS 검색어 상위를 점하고 있다. 중국 구직시장엔 이번부터 '링링허우(00后)'들이 온다. 2000년생 졸업생들이 배출되면서 향후 중국 구직시장에는 이들이 말 그대로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10년 후 연봉이요? 1억 8000만 원 정도 아닐까요”

그런데 최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가 화제다. 지난 13일 중국청년보(中国青年报)에서 2700명의 중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희망 연봉을 조사했는데, 그 결과가 놀라워서다. 설문 대상자의 약 70%가10년 이내에 본인 연봉이 100만 위안(약 1억 8000만 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 예상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중국청년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67.75%의 대학생들이 10년 내 연봉이 100만위안에 달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에 대한 SNS 토론 [사진출처=중국청년보, 웨이보 캡처]

중국청년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67.75%의 대학생들이 10년 내 연봉이 100만위안에 달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에 대한 SNS 토론 [사진출처=중국청년보, 웨이보 캡처]

1억 8천. 일부 업계를 제외한 중국의 평균 임금 수준을 고려했을 때 다소 '허황된 꿈'처럼 들리는 숫자다. 중국 사람들도 같은 생각이다. 해당 결과에 대한 웨이보 설문에선 응답자의 약 34%가 "사회에 나와서 현실을 봐야 한다", 약 35%가 "그저 웃음만 나온다"라고 답했다. 나머지 30%만이 이들의 '꿈'을 격려해 줬다.

중국 링링허우들의 눈은 정말 그렇게 높을까. 최근 실시된 비슷한 조사가 하나 더 있다. 중국 부동산·인력 거래 플랫폼 '58퉁청(58同城)'이 발표한 '도시별 2021 하계 졸업예정자 희망연봉'이다.

 도시별 '2021하계 졸업예정자(应届生) 희망연봉' [사진출처= 58퉁청]

도시별 '2021하계 졸업예정자(应届生) 희망연봉' [사진출처= 58퉁청]

결과에 따르면 가장 낮은 시안(西安)이 약 1만 2000위안(약 220만 원) 수준으로 나왔다. 가장 높은 베이징은 그보다 1만 위안 높은 2만 2000위안(약 400만 원) 수준이다. 1인당 GDP나 물가 등 경제지표에서 가장 한국과 근접한 도시들인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저우의 희망 급여는 연봉 환산 시 우리 돈 4500만 원을 넘어선다. 경력직 아닌 졸업예정자 신입의 희망 초봉이다.

이는 한국 구직자들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작년 말 대교협이 4년제 졸업예정자 약 6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35.9%의 학생들이 3000만 원~3500만 원, 23.6%가 3500만 원~4000만 원의 연봉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한국 대학생들의 희망연봉은 중국 대학생들보다 '겸손'했다.

 중국 취업 준비생에게 희망연봉을 묻자 1만 2000위안, 2만 위안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사진출처=더우인 @치치제팡(七七街访)]

중국 취업 준비생에게 희망연봉을 묻자 1만 2000위안, 2만 위안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사진출처=더우인 @치치제팡(七七街访)]

'미래에 대한 낙관'일까, '허황된 꿈'일까

중국 매체들은 대체로 이 현상을 긍정적으로 풀이하고 있다. 링링허우들의 높은 희망연봉은 경제에 대한 낙관, 취업에 대한 높은 의지 등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신경보(新京报) 등 언론사들은 "청년들이 더는 '탕핑'하지 않는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2021년 중국 대졸자 수가 900만명이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취업 시장도 녹록지 않음에도 청년들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를 견지하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2021년 중국 대학(이상)졸업자 수 추이 [사진출처=신위자오위르지(心语教育日记), 자료=중국 교육부]

2021년 중국 대학(이상)졸업자 수 추이 [사진출처=신위자오위르지(心语教育日记), 자료=중국 교육부]

반면 기사 댓글들은 이 숫자들을 조금 더 '차갑게' 바라보고 있다. "현실을 알고 싶다면 저 숫자들(도시별 희망 연봉)에서 1만 위안을 빼라", "베이징 소재 985 대학 컴공과 나오면 가능한 월급 수준", "우한 희망 연봉에서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현재 직원들에게 주는 인턴 월급이 2980위안(약 55만 원), 정규직 월급이 5500위안(100만 원)이다." 등 반응이다. 먼저 사회에 나온 선배들은 링링허우의 희망연봉을 다소 허황되다고 보고 있다.

이들의 높은 눈, IT 회사들이 다 올렸다? 

중국 링링허우들의 눈이 높은 이유, 이들의 '가고 싶은 회사' 리스트를 보면 조금 추측이 되기도 한다. 앞선 언급된 중국청년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 대학생들의 취업 희망 회사 10위 안에 대부분은 인터넷 기업 등 IT 회사들이다. 학생들의 64%는 설문에서 "인터넷 기업에 취직을 희망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00허우가 가장 가고 싶은 회사 TOP10(좌), 60퍼센트 이상 대학생들이 취업 희망하는 인터넷 기업(우) [사진출처= 중국청년보]

00허우가 가장 가고 싶은 회사 TOP10(좌), 60퍼센트 이상 대학생들이 취업 희망하는 인터넷 기업(우) [사진출처= 중국청년보]

중국 인터넷 기업 등 IT 회사들의 급여 수준은 타 업계와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신입 직원이라 해도 알리바바, 샤오미, 텐센트, 화웨이 등에서 2만 위안(약 360만 원)의 월급은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엔지니어뿐 아니라 일반 직무 역시 타 업계와 비교해 급여가 높아 이 회사들은 대학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여겨진다. 링링허우들이 희망연봉을 설정하는 '준거집단' 역할을 이들 IT 회사들이하게 되는 셈이다.

[사진출처=터우탸오]

[사진출처=터우탸오]

한편 중국 SNS에서는 중국 대학생들의 희망연봉이 높은 것이 이들이 미래를 낙관해서거나 허황된 꿈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지극히 '현실적'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한 집값이나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이 정도는 벌어야 살아갈 수 있겠다' 하는 비용 자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청년보 보고서에 따르면 대학교 4학년보다 1학년 학생들이 오히려 돈을 벌고자 하는 의지가 더 강하게 나타나며, 전체의 약 70% 학생들이 '연애보다 일이 중요'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조사된다.

차이나랩 허재원 에디터

[사진출처=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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