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푸른 대한민국] (기고) REDD+ 사업에 대한 올바른 시선이 필요한 순간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00:06

지면보기

02면

산불로 인한 산림파괴와 그에 따른 탄소배출 증가는 기후변화로 신음하는 지구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농지개간이나 광산 개발과 같이 토지이용 형태의 변화는 산림파괴를 가속해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개발도상국의 산림파괴를 막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RED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REDD+는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 산림보전, 지속가능한 산림 경영, 산림의 탄소축적능력 증진 등을 통해 산림으로부터 탄소배출을 방지하는 활동이다.

지난 2005년 개발도상국은 열대림의 파괴를 방지하는 것에 공감하면서도 선진국들이 열대림 파괴 책임을 개발도상국에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국제사회는 개발도상국이 열대림을 보호해 탄소배출을 저감할 경우 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자는 데 합의했고, 파리협약 제5조에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REDD+를 명시했다.

REDD+는 개발도상국에서 이행되는 사업이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역사·문화·민족성·거버넌스 등을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REDD+ 사업을 하면서도 왜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은 무지하게 불법벌채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 대신 ‘왜 개발도상국의 주민들은 나무를 수확해야만 하는가’라고 질문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개발도상국에 열대림 파괴의 면죄부를 부여하자는 주장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더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산림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REDD+는 산림에 생계를 의존하는 지역주민 및 원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담아낸다. 이를테면, 불법 벌채와 산불 방지 등을 위해 산림감시단을 구성해 운영한다. 이는 자원봉사활동이지만 실질적인 교통비·식대 등을 지원함으로써 활동자의 산림보전 인식 제고와 동시에 산림을 지키는 활동에 동참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이는 공동으로 사용하는 공동체림에 대한 책임의식을 길러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산림을 보호하는 것이다.

또한 REDD+가 이행되는 기간은 10년·15년·20년과 같이 중장기적이다. REDD+는 주민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 단기간에 산림 훼손을 완전히 근절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민의 삶을 유지하면서 산림 훼손을 지속해서 줄여나가는 것이다. 특히 REDD+는 실제로 이뤄진 산림 훼손 방지 성과에 대해서만 그 노력을 인정하는 결과기반보상 시스템을 적용하기 때문에 그 어떤 수단보다 성과측정이 엄격하게 이뤄진다.

더불어 산림을 농지로 전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역주민들에게 농업기술 및 농자재 등을 제공한다. 농지를 확장하지 않아도 충분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쿡스토브 보급을 통해 땔감을 채취하러 가는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있고, 조리활동을 하는 여성들에게는 호흡기 질환 등 건강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어떤 국가는 생태관광을 조성해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지역주민의 생계를 증진하는 비 탄소 편익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것들이 REDD+ 사업이 만들어 내는 진정한 성과이다.

최근 REDD+에 대한 논란은 REDD+가 존재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인식 제고에 앞서, 선진국의 REDD+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편협하지 않은 시선으로 REDD+ 사업이 가지는 사회·경제·환경적인 가치와 중요성을 바라보아야 할 것이다.

국제개발협력의 어느 사업도 완벽할 수 없다. REDD+도 마찬가지다. 완벽성을 요구하기 이전에, 사업의 이전(Baseline)과 이후(Endline), 그리고 그 전반적인 과정(Procedure)에서 일어나는 긍정적인 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설령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하여도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하는 유일한 국가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산림녹화 경험을 공유하는 것은 개발도상국에 큰 선물이다. 한국이 이 선물을 아시아에서 시작해 아프리카·중남미 등 더 많은 국가에 나누어 줄 수 있는 포용성을 지닌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 환경단체 역시 이해관계자로서 REDD+ 사업이 더 발전해 나가는데 함께 협력해가는 것이 개도국의 산림을 보호하는 길일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