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그늘, 올해도 5만명이 2조원 빚 탕감 받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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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빚을 갚는데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들이 채무조정(개인 워크아웃)으로 감면받은 빚(원금+이자)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2조원을 넘었다.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지난해 전체 액수의 67% 수준이다.

16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채무조정을 확정한 채무자는 5만769명이었다. 이들이 채무조정으로 감면받은 원금과 이자는 2조241억원이었다. 채무조정은 과도한 빚에 시달리는 채무자들을 대상으로 빚을 감면하거나 상환 기간을 연장해 재기를 돕는 제도다.

급증하는 개인 채무조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급증하는 개인 채무조정.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017년 1조9061억원이었던 채무조정 액수는 2018년 1조8586억원으로 줄었다가 2019년 2조2886억원으로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지난해는 3조19억원을 기록했다. 채무조정을 확정한 인원수는 2019년 8만941명에서 지난해 8만7488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지난해 4월 이후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등 금융지원 조치를 적용받고 있다. 당초 기한은 이달 말이었지만 정부와 금융권은 내년 3월까지 6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4월부터 지난 7월까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지원 규모는 222조원이다.

채무 조정 제도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채무 조정 제도 개요.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000억원이었다. 1년 전보다 18.8% 증가했다. 이 중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 잔액은 43조6000억원이었다. 1년 전(36조5000억원)보다 7조원 이상 늘었다. 한은은 지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정부의 금융지원 종료 및 시장금리 상승 등으로 대출 연체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가계대출보다 가파른 자영업자 대출 증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가계대출보다 가파른 자영업자 대출 증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이자조차 못 내 이자상환 유예를 받은 대출 원금은 5조원”이라며 “(내년 3월 이후) 상당한 규모의 부실이 한 번에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원 조치를 받은 대출금 가운데 1.4%(1조7000억원)는 상환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대출금 만기연장 기간이 종료하더라도 최장 1년의 거치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 기간에 채무자들은 원금은 갚지 않고 이자만 내도 된다. 이후 5년에 걸쳐 대출 원금을 나눠서 갚을 수 있다. 한 곳에만 빚이 있는 단일 채무자도 신용회복위에서 채무조정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여러 곳에 빚이 있는 다중 채무자만 채무조정이 가능했다. 윤 의원은 “가계부채 현황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 적극적인 채무조정, 통 큰 금융지원 등 다양한 연착륙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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