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억 사기 가짜수산업자 "개인사 노출" 오열…징역17년 구형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17:03

업데이트 2021.09.13 17:22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가 2020년 5월 한 생활체육계 사단법인 회장에 취임하고 있는 모습. [소셜미디어 캡처]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가 2020년 5월 한 생활체육계 사단법인 회장에 취임하고 있는 모습. [소셜미디어 캡처]

김무성 전 의원의 친형을 포함한 피해자들에게 116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 ‘가짜 수산업자’ 김모(43)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17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눈물을 보이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부장 양철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2018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동 오징어(선상에서 급속냉동한 오징어)매매사업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7명에게서 116억여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지난 4월 구속기소 됐다. 하지만 '자칭 재력가 수산업자'라는 김씨 주장과 달리 김씨 소유의 선박도, 투자한 선동 오징어 사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과거 별도 사기 사건으로 복역하던 중 알게 된 언론인 출신 송모씨와 그에게서 소개받은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챙겼다. 송씨는김씨에게 약 17억원 상당을, 김무성 전 의원의 형 김모씨는 86억원 상당을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에 대한 구형 이유에 대해 “피해액이 116억원에 달하는 거액이고 피해액도 대부분 회복되지 않았으며, 의도적인 거짓말을 해 죄질이 불량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최후 변론에서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게 된 김씨는 법정에서 눈물을 보이며 재판부에 선처를 구했다. 불우한 유년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한 그는 “고향에서 아버지 사업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허황된 욕심의 결말로 이 자리에 섰다”며 “피해당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했다.

이후에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변명 취지의 주장도 폈다. 김씨는 “강압수사와 별건 수사로 큰 고통을 겪었고 과도한 언론 노출로 개인사가 낱낱이 노출돼 사업과 인간관계는 무너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씨가 실제 수산물 유통업체를 운영한 적 있는지를 재차 확인했다. 김씨는 “1년여 정도 운영했지만, 사람들이 찾아오고 할 당시에는 운영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실체가 없었던 것 맞느냐”고 다시 묻자 김씨는“네”라며 인정했다.

이번 재판과 별도로 김씨는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 관계자들이나 언론계 인사들을 만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경찰은 김씨의 금품 로비 의혹을 수사해 지난 9일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 7명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김씨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피해자들과 합의할 수 있도록 선고기일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추석 연휴 등을 고려해 1심 선고일을 다음 달 14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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