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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중 테슬라 관련 블로그 게재, 사업비 4억원 편취공기관 도덕적 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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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고위 간부가 업무 시간에 개인적인 영리활동을 하고, 리퍼럴 프로그램(제3자가 나서 고객을 소개해주는 마케팅 기법)으로 4억5000만원 상당의 크레딧을 적립받은 것이 문제가 돼 해임됐다. 4억원을 개인적으로 편취해 사법기관에 고발된 직원도 있었다.

12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위 간부 A씨는 테슬라 차량의 제품ㆍ기능ㆍ정보ㆍ가격 등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ㆍ제작한 뒤, 이를 업무 시간에 블로그에 게재했다. 관련 콘텐트로 구독자 수가 1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도 운영했다. 이를 통해 A씨는 2017년부터 약 3년 5개월간 900만원가량의 수익을 받았다.

A씨는 테슬라의 리퍼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나서 수억원 대의 혜택을 받은 사실도 감사 결과 드러났다. 1000대만 한정 생산되는 로드스터 차량에 대해 구매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혜택(4억2500만원 상당)을 얻었으며, 2500만원 상당의 크레딧도 적립했다. 크레딧은 테슬라 차량 액세서리나 소모품 교환 등이 필요할 때 포인트처럼 쓸 수 있다.

공사는 A씨가 테슬라 차량을 홍보하고 그에 따른 혜택을 취하는 것이 영리 행위임을 명백하게 인지해 고의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수익이 발생한 유튜브 채널 운영 행위에 대해선 겸직 제한에 위배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운영법 및 임직원 행동강령에 근거해 성실의무, 청렴의무, 영리업무 금지 및 겸직금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A씨를 지난해 10월 해임했다. A씨는 이에 반발해 해임무효소송을 준비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에서는 직원 B씨가 미취업자 대상 교육훈련 사업을 운영하면서 2015년 3월 9일부터 작년 4월 23일까지 사업비 총 3억9600만원을 편취한 사실이 내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B씨는 교육과정에 쓰이지 않는 실습재료를 구매한다는 명목으로 사업비를 받아놓고 이를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기술시험원 측은 지난해 7월 B씨를 해임 조치하는 한편,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사법기관에 고발했다. 이 의원은 “현 정부에서 공공기관 내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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