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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둔 진천몰 '주문 5배'…아프간인 품은 진천 ‘돈쭐’ 행렬

중앙일보

입력

진천몰 주문량 5배, 회원 수 3000명 늘어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을 태운 버스가 지난달 27일 오후 임시 수용시설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버스에 탄 아이들이 창밖으로 손인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을 태운 버스가 지난달 27일 오후 임시 수용시설인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도착했다. 버스에 탄 아이들이 창밖으로 손인사를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머무르고 있는 충북 진천군에 ‘돈쭐’로 불리는 착한 소비자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방인을 보듬은 진천 주민을 향해 누리꾼들은 “돈으로 혼쭐을 내주자”는 응원 문구를 게시하며 생거진천쌀 등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11일 진천군에 따르면 이 지역 특산물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 ‘진천몰(jcmall.net)’은 지난 1일부터 전날 오전까지 주문 2120건, 매출액은 1억1422만원을 기록했다.

이 쇼핑몰의 한달 평균 매출액이 6000여만원(1200건)인 것을 고려하면 열흘 동안 한달 매출의 2배 가까이 판 것이다. 하루 주문량은 5배 이상 늘었다. 사이트 회원 수도 급증했다. 2004년 처음 개설된 진천몰은 아프간인 입국 전인 지난달 26일까지 회원 수가 2500여 명 정도였다. 하지만 ‘돈쭐’ 행렬이 이어지면서 불과 보름 만에 회원 수가 5500여 명까지 늘었다.

진천몰 위탁운영사인 아이젠소프트 관계자는 “진천군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아프간인들을 받아들였다는 소식이 퍼지면서 주문 건수가 많아졌다”며 “현재 80% 이상이 회원가입을 통해 첫 주문을 하는 고객이다. 주문이 늘어나 고되긴 하지만, 소비자들이 진천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간직할 수 있도록 차질없이 배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난감·마스크·성금 기부 잇따라

진천군의 특산품 판매 사이트인 '진천몰'에 상품을 구매한 뒤 응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진천군의 특산품 판매 사이트인 '진천몰'에 상품을 구매한 뒤 응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있다. [사진 홈페이지 캡처]

진천몰은 아프간 기여자 390명이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입소한 지난달 27일부터 주문이 밀려들었다. ‘고품격 진천군 돈쭐나야 한다’ ‘돈쭐 동참’ ‘돈쭐내러 왔다’ 등의 글을 사이트에 올리며 구매 인증을 했다. 이틀 동안 1500여건의 주문이 접수되면서 한때 사이트가 임시 폐쇄되기도 했다.

진천군 한 기업대표는 추석 명절 선물을 진천몰에서 사들여 전 직원에게 택배로 보냈다고 한다. 아이젠소트프 관계자는 “해당 기업은 원래 명절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았던 곳”이라며“회사 대표가 ‘아프간 이슈로 진천군민의 따뜻한 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며 진천 쌀 400만원 어치를 진천몰에서 주문해 직원 120명에게 돌렸다”고 말했다.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임시 체류 중인 아프간인들을 도우려는 성금, 기부 물품도 줄을 잇고 있다. 진천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13건 4980만원 상당 성금과 물품이 기부됐다. 아프간 어린이들을 위한 장난감과 놀이용품·마스크 등 생필품 등이다. 진천 포도·토마토 영농조합법인은 포도와 토마토를 인재개발원에 전달했다. 진천군기독교연합회는 성금 300만원을 전달했다. 서울 용산국제학교 동예원 학생은 아프간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 의류 10박스를 보냈다.

390명의 아프간 기여자들은 2주간의 격리를 끝내고 10일 0시부터 인재개발원 내에서 산책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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