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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의원직 던져도 조용한 이재명 캠프…대세론속 자중모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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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광주에서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을 때,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역 생활치료센터 현장방문 일정을 변동 없이 수행했다. 이재명 캠프에서도 별도의 전략 회의는 열리지 않은 채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에 대한 캠프 차원의 공식 입장 역시 나오지 않았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결기를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도 “특별한 입장을 낼 일은 아니다. 전략·기조 수정에 대해서도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캠프 관계자도 “우리 입장에서 기조가 바뀔 건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 전 대표가 이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도덕적이지 않아도 좋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하냐"며 사실상 이 지사를 겨냥했지만, 이에 대한 특별한 반응도 없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 데이터 주권 국제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2021 데이터 주권 국제포럼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청권 압승으로 초반 기선은 잡은 만큼, 상대 후보를 자극하지 않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와 각을 세워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측이 “독선적이고 망상적인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비난한 것과는 대조되는 움직임이다.

특히 25~26일 치러지는 호남 대의원·권리당원 현장투표가 이번 경선의 분수령이 될 거란 시각이 우세한 만큼, 캠프에선 그 때까지 내부적으로 자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오간다.

이재명 캠프에선 대신 전방위적 몸집 불리기로 세를 과시하고 있다. 8일에는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재선·서귀포) 영입을 발표했다. 민주당 내 진보·개혁성향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 대표를 맡아았던 위 의원은 지난 7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 지사는 “위 의원은 캠프에서 공동상황실장과 농어업 먹거리 미래본부장을 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는 전날(7일)에도 ‘부산 친문’의 대표적 인물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재선, 부산 북·강서갑) 영입을 발표했다. 부산시의회에선 문재인 정부 초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지낸 류영진 민주당 지역위원장(부산 진을) 등 원외 지역위원장 4명, 광역의원 20명, 기초의원 46명이 역시 이 지사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몸집 불리기 흐름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이재명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번주 내내 현역 의원, 원외 인사들의 영입 발표가 예정돼있다. 전직 장관급 인사, 전직 장성 등의 지지 선언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세력 과시를 통해 조기에 경선 압승 흐름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경선 이후를 겨냥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재명 캠프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면 더 빨리 단결하고 본선에 원팀으로 출전할 수 있다. 그것이 가장 큰 본선 전략”(우원식 선대위원장)이란 의견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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