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오래]꿩먹고 알먹고…미국 복권 당첨되면 투자이민 저절로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1:00

[더,오래] 국민이주의 해외이주 클리닉(24)

이번 글은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동시에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미국에 놀러 갔다가 재미로 미국 복권을 한장 샀다고 가정해 보자. 참고로 미국 복권은 전국에서 파는 복권도 있고 주마다 개별적으로 발행하는 복권도 있다. 주의 복권은 주마다 복권 판매를 담당하는 위원회가 있고, 위원회가 복권 운영 및 당첨금 지급 등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물론 당첨금 액수는 주 단위보다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하는 복권의 경우가 훨씬 크다.

땅도 넓고 인구수도 많다 보니 전국적으로 통용되는 복권은 당첨금액이 어마어마하다. 전국 단위로 팔리는 복권 중에서 유명한 것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파워볼(Powerball)이고 다른 하나는 메가밀리언즈(Megamillions)다. 2016년의 파워볼의 잭폿 상금은 15억 8000만 달러, 당시 환율로 따지면 우리 돈 2조 원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미국과 한국의 로또 시스템은 다르다. 한국은 1등 번호를 맞춘 사람이 안 나오면 2번까지 당첨금이 이월된다. 미국은 번호를 맞춘 사람이 나올 때까지 계속 당첨금이 이월되게 되고 이에 따라 천문학적인 숫자로 잭폿을 터뜨릴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대표적인 미국 로또 중 하나인 파워볼(POWERBALL)의 실물. 미국 로또는 번호를 맞춘 사람이 나올 때까지 계속 당첨금이 이월돼 당첨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지기도 한다. [사진 pxhere]

대표적인 미국 로또 중 하나인 파워볼(POWERBALL)의 실물. 미국 로또는 번호를 맞춘 사람이 나올 때까지 계속 당첨금이 이월돼 당첨금이 천문학적으로 커지기도 한다. [사진 pxhere]

또한 한국과 다르게 미국은 고액 당첨자를 신원 공개한다. 물론 예외적으로 신원 비공개가 허용되는 주가 있긴 하나, 대부분의 주는 이름과 거주지역을 알린다. 이유는 복권의 투명성 때문이라고 한다. 당첨금의 수령은 일시 지급이 원칙이지만 연금 방식으로 분할 수령이 가능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한국인이 미국에 놀러 갔다가 1달러를 주고 산 복권으로 200만 달러에 당첨됐다고 상상해 보자. 세금 문제는 어떻게 될까?

상상만 해도 즐거운데 좀 더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세금 문제를 안 떠올릴 수 없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납세자는 당첨금 수령 시 당첨금의 25%를 원천징수하게 된다. 그리고 납세자의 세법상 신분에 따라 이듬해에 나머지를 더 낼 수도 있다. 만약 최고세율인 37%라고 한다면 나머지 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참고로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에서 최고 높은 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상하게도 복권 당첨금에는 주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럼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가 아닌 외국인의 신분에서 미국 복권에 당첨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이 경우 외국인은 당첨금의 30%를 원천징수하고 돈을 수령하게 된다. 위에서 가정한 200만 달러의 경우 세금 60만 달러를 제하고 140만 달러를 받게 되는 것이다. 재미있는 점은 이 당첨금으로 미국 투자 이민EB-5의 자금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점이다.

미국 투자 이민 EB-5는 이민가려는 신청자에게 자금출처를 밝힐 의무를 지우고 있다. 자금출처는 은행 거래명세서 및 그 근원에 대해 하나하나 꼬리표를 붙이듯이 밝히는 것이 원칙이다. 이민국에서는 투자 이민 자금이 마약이나 인신매매처럼 범죄로 벌어들인 돈이 아니라는 점을 소명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국 복권 당첨금으로 미국 투자 이민을 하고자 한다면, 처음 복권을 샀던 1달러에 대해 어떤 돈으로 산 것인지 소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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