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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 10만원 쓰면 30만원 줍니다" 카드사 11조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카드사를 통해 11조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나눠주기 시작하면서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카드사의 마케팅 경쟁의 막이 올랐다.

사기업이 공적 자금으로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금융위원회의 입장에 따라 재난지원금을 신청한 고객 전원에게 커피 쿠폰을 지급하는 식의 ‘묻지 마 마케팅’은 사라졌지만 지원금 사용 기간이 겹치는 추석 연휴와 연계해 일정 금액 이상을 소비하면 혜택을 주는 조건부 프로모션은 여전히 남아있다.

추석을 2주 앞둔 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추석을 2주 앞둔 7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상생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스1]

실적 조건부 경품·캐시백 등 혜택

NH농협카드는 9월 한 달 동안 국내 전 가맹점에서 재난지원금 포함 합산 결제액이 40만원 이상인 고객 중 1035명을 추첨해 안마 의자와 TV, 스타일러, 로봇 청소기 등 경품 또는 1만원 캐시백 혜택을 줄 예정이다. 누적 이용 금액 40만원당 추첨 기회는 1번이고 추첨 기회는 최대 10회 받을 수 있다.

우리카드는 5000원~30만원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23일~오는 24일 우리카드(신용·체크)로 시장·할인마트·홈쇼핑·백화점·온라인쇼핑몰에서 누적 1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 중 1717명을 추첨해 5000원~30만원을 돌려주는 행사다. 누적 이용 금액 10만원당 1번의 추첨 기회가 생긴다. 시장에서 사용한 재난지원금도 누적 이용 금액에 포함된다.

NH농협카드 추석 프로모션. [NH농협카드]

NH농협카드 추석 프로모션. [NH농협카드]

삼성카드 이벤트. [삼성카드]

삼성카드 이벤트. [삼성카드]

하나카드는 농협하나로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이마트에서 하나카드로 합산 30만원 이상 추석선물세트를 산 고객에게 5~10%의 할인 또는 같은 금액의 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오는 20일까지 진행한다. 재난지원금도 누적 이용금액으로 쳐주지만 이벤트 대상 가맹점 중 재난지원금 이용이 가능한 곳은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된 소규모 하나로마트뿐이다.

삼성카드는 편의점과 음식점, 커피전문점, 제과점, 약국에서 재난지원금 포함 누적 5만원 이상을 결제한 고객 전원에게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쿠폰 1장을 지급한다.

경품과 캐시백 등 상품성 혜택은 아니지만 재난지원금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서비스를 내놓은 카드사도 있다. 신한카드는 국민지원금을 어디서 쓸 수 있는지 알려주는 우리 동네 지원금 가게 알리미 서비스를 지난 1일 선보였다. 집 근처에서 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을 신한페이판(PayFAN) 앱 알림 메시지로 보내주는 형태다. 삼성카드와 KB국민카드도 유사한 가맹점 조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 여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카드사들에 ‘국가 예산으로 나가는 재난지원금으로 마케팅 경쟁을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현금성 이벤트는 많이 사라졌다”며 “일부 카드사가 추석 연계 이벤트를 진행 중이지만 이는 사실상 재난지원금 지급과 무관한 연례 정기 행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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