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겨·쌀겨, 폐기물 아닌 '순환자원' 인정…재활용 활발해질 듯

중앙일보

입력 2021.08.31 12:06

업데이트 2021.08.31 12:17

올해 강원 양구 첫 벼 베기 행사가 지난 30일 양구읍 학조리의 한 논에서 실시됐다. 이날 수확된 벼는 지난 4월 파종됐다. 뉴스1

올해 강원 양구 첫 벼 베기 행사가 지난 30일 양구읍 학조리의 한 논에서 실시됐다. 이날 수확된 벼는 지난 4월 파종됐다. 뉴스1

벼를 도정할 때 벗겨지는 껍질인 왕겨와 쌀겨가 순환자원으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폐기물관리법상 폐기물로 분류돼 거래·처리 과정이 복잡했다. 하지만 환경 유해성이 적을 뿐 아니라 퇴비 등 자원으로써 활용 가치가 높다는 농민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졌다. 이에 따라 왕겨·쌀겨 재활용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에 따르면 왕겨(벼 낟알의 큰 껍질)와 쌀겨(현미의 작은 껍질)는 다음 달 1일부터 순환자원으로 쉽게 인정된다. 왕겨·쌀겨의 자원 가치를 확인한 환경부 적극행정위원회는 6개월 이상 걸리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정비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이러한 변화가 적용되도록 했다.

순환자원으로 인정받는 왕겨·쌀겨는 연간 생산실적만 확인되면 폐기물 관련 규제가 사라진다. 폐기물일 땐 사료·비료 정도로 재활용 범위가 제한돼있었다. 하지만 폐기물에서 벗어날 경우 소각·매립만 하지 않으면 어떤 용도로도 쓸 수 있다. 또한 전용 수집·운반 차량을 가진 유통업자뿐 아니라 누구나 거래에 나설 수 있다. 인수인계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왕겨와 쌀겨는 매년 각각 약 80만t, 약 40만t씩 발생한다. 축사 깔개, 철강 보온재, 사료, 퇴비, 화장품 첨가제 등 다양한 용도로 다시 쓰일 수 있다. 자원 활용도가 높아 그냥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물량은 거의 없다고 한다. 재활용 시장에서 왕겨는 t당 5만원, 쌀겨는 t당 2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왕겨. 중앙포토

왕겨. 중앙포토

그런데 농민들은 왕겨·쌀겨가 폐기물로 규정돼 오히려 재활용을 저해한다고 지적해왔다. 규정을 모르고 거래했을 때 법적 처벌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전북 고창부안축협은 폐기물 수집·운반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왕겨·쌀겨를 배출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현행법상 왕겨와 쌀겨를 무단취급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왕겨·쌀겨의 순환자원 인정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데 나선 것이다. 9월 1일부터 왕겨·쌀겨 생산자는 폐기물배출자 신고 서류가 없어도 지방환경청에 순환자원 인정 신청을 할 수 있다. 순환자원 심사 절차 중 공정·설비 검사, 유해물질 함유량 분석 등 서류 제출도 면제된다. 최소한의 서류 심사와 현장 육안 검사만 받으면 된다.

김고응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장은 "농민들의 불편 사항을 반영해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이번 변화로 현장 농민 불편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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