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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6 14:11:33

“1타강사까지…86만원 인강 공짜” 吳 야심작 ‘서울런’ 써보니

중앙일보

입력 2021.08.31 05:00

‘서울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000님의 학습사이트는 메가스터디입니다.’

유명 인강 무제한 이용은 매력적
이용률 낮으면 '예산낭비' 비판 우려

30일 서울시의 교육플랫폼 ‘서울런(slearn.seoul.go.kr)’ 사이트에 로그인을 한 뒤 수강신청을 클릭하자 해당 안내말이 떴다. 대형 온라인강의 업체인 메가스터디의 모든 강의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반 고등학생이 메가스터디 해당 상품을 1년동안 이용하려면 최대 86만원에 달하는 돈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런 회원에게는 무료다.

오세훈 야심작 '서울런' 27일 오픈 

서울런 홈페이지 캡처.

서울런 홈페이지 캡처.

오세훈 서울시장이 야심차게 준비한 서울런이 지난 27일 문을 열었다.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여가며 ‘1타 강사’의 강의를 듣는 강남 학생들을 취약계층이 따라잡을 수 있게 해주자는 게 서울런 서비스의 취지다. 서울런 회원은 8개의 온라인강의 업체 중 한 곳을 골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기자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서울런 회원아이디를 빌려 실제 서비스를 이용해봤다. 회원가입 절차는 복잡하지 않다. 저소득층은 주민등록번호만 입력하면 자신이 서울런 혜택 대상인지 확인이 가능하다. 다만 학교 밖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 청소년은 별도의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초등학생은 아이스크림홈런과 엘리하이, 중학생은 수박씨와 엠베스트, 고등학생은 메가스터디와 대성마이맥, 이투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검정고시생들을 위해 취업ㆍ자격증 전문 업체인 에듀윌도 선택지로 주어진다. 가입 후 일주일간은 이미 고른 업체를 한 번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다.

서울런을 통해 링크된 인강 사이트 캡처

서울런을 통해 링크된 인강 사이트 캡처

기자가 아이디를 빌린 학생은 메가스터디를 선택했다. 이 경우 서울런 안에서 바로 메가스터디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가 활성화된다. 메가스터디 유료회원과 마찬가지로 고등학교 3학년 관련 모든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다. 수백억원의 연봉을 받으며 언론에 입소문을 탄 스타 강사들의 강의도 포함해서다. 이중엔 강남구 대치동에서 ‘현강’을 뛰는 강사들도 여럿 있었다.

'1타강사' 강의도 무료로 떳다

무료 이용이 가능한 건 더 있었다. 대학 입시를 판가름하는 요소 중 하나인 논술 강의다. 주요 대학별로 기출문제를 분석해 맞춤형 논술 강의가 마련되어 있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자기소개서 작성 강의도 있다. 이는 강남구청에서 제공하는 ‘강남인강’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콘텐트다.

서울런 홈페이지 캡처.

서울런 홈페이지 캡처.

서울런 회원이 아닌 일반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콘텐트는 없을까. ‘오픈강의’란을 누르자 241개 강좌가 펼쳐졌다. 글쓰기 강의, 블록체인 기술 소개, 금융교육 등 다양한 분야의 영상이 등록되어 있었다. 금융감독원이나 서울산업진흥원 등 각 공기관들이 가진 자원을 서울시가 활용했기에 가능했다.

코딩 교육이나 포토샵 사용법 등은 배워놓으면 취미나 문화생활을 넘어 실질적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 성인들이 얼마나 이 홈페이지를 꾸준하게 이용할지는 미지수다. 성인 대상 강의를 지원하는 서울시 평생학습포털과 겹치는 측면이 있는데, 이미 평생학습포털은 낙후돼 실질 수강생이 많지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가용할 예산이 많지 않은 서울런이 어떤 차별화를 만들 수 있을까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었다.

"없는 것보단 낫지만…인강 듣는다고 우등생되나?"

고등학생 A군(17)은 “없는 것보단 낫지만, 들을 수 있는 인터넷 강의 종류가 많아진다고 해서 공부 못하는 학생이 갑자기 우등생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진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시의회 등에서는 서울런에 대해 “십수년 간 고착화돼온 ‘학력 대물림’ 현상의 원인이 온라인 강의가 부족한 데 있다고 보는 것 자체가 안일한 생각”이란 비판을 제기해왔다.

서울런은 얼마나 많은 학생들의 공감을 받을 수 있을까. 비슷한 서비스인 강남구의 ‘강남인강’의 이용률은 4%, 고등학생은 단 2%에 불과하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우선 전체 학생의 10%를 목표로 잡고 있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서울런 사업에 대한 평가도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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