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점유율 60% 돌파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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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왕의 남자' '괴물' 등 대박상품을 잇따라 내놓은 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처음으로 6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영화상영관 체인 CJ CGV는 "올 10월까지 한국영화의 평균 점유율(서울관객 기준)이 61.9%를 나타냈다"며 "11, 12월의 점유율이 올해 최저 수준인 6월(26.8%)의 기록을 보여도 올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60%를 넘는다"고 6일 분석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1998년 관련 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한국영화의 점유율이 60%를 넘기는 처음이다. 가히 '영화의 시대'다.

그러나 영화를 제외한 다른 문화산업은 예전보다 뒷걸음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관광부가 6일 발표한 '2006 문화향수실태 조사'에 따른 것이다. 3년 전에 비해 영화관람은 늘었으나 미술.공연 등 기초예술의 감상은 되레 줄어들었다. 문화의 균형적 발전에 경고등이 켜졌다.

◆장르 간 양극화 확산=문화부는 3년 단위로 한국인의 문화소비 동향을 조사해왔다. 올해에는 15세 이상의 국민 3000명을 조사(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1.8%포인트)했다. 예상대로 영화는 연간 관람률(1년에 1회 이상 감상), 관람 횟수 모두 증가했다. 반면 미술.클래식 등 기초예술 분야는 동반 하락 현상을 보였다.

심지어 대중예술인 가요의 관람률도 소폭 감소했다. 영화만 커지고 다른 분야는 위축되는 '장르 간 양극화'가 깊어진 모양새다. 일례로 미술전시 관람률은 27.3%(1997년)→11.6%→(2000년)→10.4%(2003년)→6.8%(2006년)로 계속 감소했다.

◆소득별 격차도 커져=사회양극화는 문화계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고소득층의 문화소비는 늘어난 반면 저소득층의 예술관람은 줄어들었다. 예컨대 월소득 300만원 이상인 사람의 연평균 예술행사 관람횟수는 3년 전 6.10회에서 올해 6.60회로 증가했으나 100만원 이하의 경우 0.92회에서 0.86회로 감소했다.

저소득층의 문화체험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구민회관.문화원 등 각 지역 문화시설의 이용률도 3년 전 32.3%에서 올해 30.1%로 감소했다. 지역 문화센터의 콘텐트가 빈약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한국인은 남는 시간을 주로 TV시청으로 보냈다. '평일에 TV를 보며 쉰다'는 응답 비율이 38.9%에서 43.7%로 높아졌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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