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崔대표 "모든 당 철저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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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한나라당 대표는 이회창 전 총재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대해 "착잡하다"면서 "이런 기회 활용해서 정치개혁하는게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SK비자금과 관련, 한나라당 뿐 아니라 다른 당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다음은 최 대표 발언 내용.

*이 전 총재 기자회견 관련*

이 전 총재가 사과기회를 가질 것 같다는 얘기는 간접적으로 듣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알려온 것은 오늘 아침 7시 조금 넘어서였다.

이 전총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는 "당에서 허가해주면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하길래 내가 웃으며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시냐"고 했다.

사실 착잡하다. 내가 개인적으로 기자로서, 의원으로서 많은 정치 지도자들을 경험했는데 이회창씨 만큼 모랄 스탠다드가 높은 사람은 보질 못했다. 그런데 현실정치 속에서 이런 일 일어난 것 보는 내 심정이, 정치 현실에 어떤 아무리 개인이 선의로 사명의식으로 임하려 해도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이 가슴아프고 이것이 국민들에게 비칠 때 단 한마디 변명도 할수 없는 엄청난 일이 도래한 것에 망연자실한 기분이다.

내가 보기에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 그냥 국민들 앞에 레토릭으로 한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진정일 것이다.

*정치자금 관련*

이런 기회 활용해서 정치개혁하는게 한나라당이 살 길이다.

잔재주 부리고 수지타산 따지고 하면 한나라당이 일어서기 어렵다. 이번 기회 살려서 제대로 개혁해야 한다. 내가 이 시기에 이 일을 맡았으니까 정말 제대로 한번 뒤집어 엎겠다.

공식적인 후원금은 이미 다 밝혔다. 비공식적인 부분은 뭘 공개하나.

우리가 갈방향은 크게 세가지다. 민생챙기기, 특검통한 밝히기, 정치개혁(선거완전공영제등)이다.

*sk비자금 1백억 관련*

비자금 1백억 수수건은 사법적 관점에서는 어떻게 쓰였는지가 중요할지 몰라도 정치적 관점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이미 백억수수 인정하고 사과하고 책임지겠다고 하지 않았나. 설혹 특검이 국회통과된다 하더라도 발동까지는 3주정도 걸리는데 이 사이에 또 검찰이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 밝히지 않겠나.

이때문에 굳이 중수부에서 이 건을 계속 하겠다고 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할 것이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우리것만 하지 말고 다 같이 하자는 것이다. 다른 뜻은 없다.

그래서 혹 특검법안에 백억건이 들어가더라도 실제적으로는 그것까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실무적으로 특검법안에 그것이 포함될 지는 잘 모르겠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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