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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캐츠』 국내 무대 오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20세기 최고·최후의 뮤지컬이란 찬사를 받고 있는 『캐츠 (Cats)』가 국내 무대에 오른다.
1년4개월 전부터 국내 공연을 기획해온 극단 대중 (대표 조민)이 오랜 산고 끝에 10월13일부터 22일까지 문화 체육관에서 『캐츠』를 공연한다 (매일 오후 3시·7시).
세계적 화제작인 『캐츠』는 영국 시인 TS 엘리어트의 시를 대형 뮤지컬로 구성한 작품. 81년 영국에서 초연된 뒤 82년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지금까지 계속 공연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80년대 중반 이후 주요 도시 순회 공연이 계속되고 있다.
『캐츠』는 미국에 진출한 다음해인 83년 연극의 아카데미상인 토니상 19개 부문 중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원작상 (엘리어트), 연출상 (트레버 눈), 작곡상 (앤드루 로이더 웨버) 등 7개 부문을 석권했다.
극단 대중은 대형 뮤지컬이며 특수 무대 장치가 까다로운 『캐츠』 공연을 위해 5억여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극단측은 춤·노래·연기 등 3박자가 어울리는 뮤지컬이고, 특히 고양이 동작을 연기하기위한 유연한 몸 동작이 중요함에 따라 연초부터 연극·음악·무용계 전반에 걸친 공개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선정해 왔다. 주연 배우로는 대형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등에 출연했던 가수 윤복희씨와 최근 가요계를 은퇴, 뮤지컬 전념을 내세우며 『환타스틱스』에 출연했던 가수 최성수씨가 자원해 맡았다.
이밖에 극단의 간판 배우인 이승철씨·무용가 김선영씨 등 모두 30여명이 출연한다.
극단측은 지난 5월 연출 김효경, 음악 정대경, 안무 박상규씨 등 스태프 전체를 미국·일본에 보내 공연 관람과 자료 수집 작업을 마쳤으며, 개막 직전인 10월4일에는 출연진 전원을 일본에 보내 공연을 관람시킬 예정이다.
극단측은 또 배우가 공중을 날아다니고 천장이 갈라지는 등 환상적인 특수 무대 장치를 위해 서울·울산 등을 오가며 기계 장치와 설비를 마련하기도 했다.
『캐츠』는 고양이를 통해 인간 세계를 조명한 우화적 내용으로 종교적인 색채도 강하게 띠고 있다. 도시의 골목귀퉁이 쓰레기장에서 고양이들의 무도회가 열려 새벽까지 고양이들의 춤과 노래가 계속된다.
극중 산문적인 대사는 한마디도 없다. 국내에도 많이 알려진 『메모리 (Memory)』와 함께 1막이 끝난다. 2막은 더욱 장대하며 역동적. 해적선과 쓰레기로 만든 기차가 나타나며, 마지막 장면에선 고양이 사회에서 소외 받아온 늙은 창녀 고양이가 사랑을 되찾고 대합창이 울리는 가운데 천장에서 내려온 타이어를 타고 승천한다.
이같이 환상적이고 스펙터클한 무대 연출과 어려운 연기로 『캐츠』 공연이 국내 연극계 수준으로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연극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극단 대표 조씨는 그러나 지난해 『셸부르의 우산』 공연을 통해 대형 뮤지컬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기 시작했다.
『남들이 하기 힘들다고 시작도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만들기 힘든 작품이지만 과감한 투자와 치밀한 준비가 있을때 그만큼 성과도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병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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