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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중동사태 혼미거듭… 유가만 폭등(뉴스파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미 병력증강속 이라크 화전 양면작전/소 외무 동북아순방 한국이해와 직결
5주가 지난 중동사태가 계속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이 아ㆍ태 외무장관 회의 개최를 제의하는 등 한국에는 모두 관심있는 국제적 사건이 잇따랐다.
○중국ㆍ인 등 이탈에 고민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대미 항전을 계속 고수하면서 5백만 예비군 동원령을 내리는 등 미국등 서방 열강의 압력에 굴하는 빛을 보이지 않았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같은 강경자세 과시와 함께 아지즈 외무장관을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과 암만에서 만나게 하고 5일 모스크바에도 파견,고르바초프 소대통령과 회담토록 함으로써 외교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이라크정부의 다른 면모도 크게 부각시켰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중국에도 부총리를 보내 중국의 대 이라크 지원을 호소하면서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억류돼 있던 서방인질 1천명에게 출국을 허용,외국인의 인질화라는 서방측 비난을 무산시키기 위한 유화정책을 쓰기도 했다.
이라크는 미국등의 경제봉쇄로 심각한 식량ㆍ의료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이같은 경제난 해결을 위해 활발한 외교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그 결과 이라크는 중국에 이어 인도ㆍ브라질이 대 이라크 식량공급 의사를 밝히는 외교적 승리를 얻어냈으며 심지어 8년전쟁을 통해 1백만명의 상호 사상자를 냈던 이란의 대 이라크 식량공급 시사로 이번 중동사태가 단순한 이라크대 반이라크가 아닌 서방대 회교권의 분쟁으로 유도해 내는 성과도 올렸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5주동안 꾸준히 중동에 병력을 증강,8일 현재 10만명의 병력을 사우디등지에 파견함으로써 대 이라크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수요구를 후퇴하지 않으면서 9일 부시­고르바초프의 미소 정상회담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반이라크의 결속을 더욱 강화할 움직임이다.
그러나 미국의 고민은 중국ㆍ인도ㆍ브라질 등이 유엔의 대 이라크 경제봉쇄 결의안을 따르지 않겠다는 시사에 있다.
미국은 대 이라크 해상봉쇄로 충분할 것으로 알았던 경제봉쇄가 부분적으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등의 「이탈」은 타격이 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은 대 이라크 공중봉쇄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중동사태가 고르바초프­아지즈 회담에서 어떤 변화의 계기를 찾지 않았나 관측되고 있다.
아지즈가 고르바초프를 통해 헬싱키 미소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 대통령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사태가 이라크의 인질석방으로 급박한 충돌위기를 한순간 넘겼으나 세계석유가격은 지난 3일 배럴당 28달러하던 것이 7일 31달러로 폭등하는등 여전히 세계경제에는 계속 주름살을 만들어 냈다.
○아­태 외무회담 촉구
○…중동사태 영향못지 않게 우리의 관심을 끈 중요한 사건은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의 블라디보스토크 연설이었다.
셰바르드나제는 2일 평양을 방문,남북한 총리회담에 대한 소련의 입장을 전한데 이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태 평화협력국제회의 연설에서 아­태 외무장관회의를 제안,동북아는 소련의 이니셔티브에 의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임을 예고했다.
셰바르드나제는 다시 동경을 방문,내년 4월의 고르바초프 일본방문을 협의하면서 일본의 북방 4도서에 대한 소련의 기존입장을 재확인했다.
셰바르드나제의 이번 동북아 순방은 중국 하얼빈ㆍ평양ㆍ블라디보스토크ㆍ동경으로 이어져 한국의 이해와 직결되는 것으로 특별한 관심을 모았다.
이같은 중동ㆍ동북아정세 외에 소련 러시아공의 옐친 대통령이 급진적 소 경제개혁을 발표,여전히 시장경제도입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소련과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가 유엔이 마련한 캄보디아문제 해결안을 정식으로 거부,커다란 진전을 기대했던 인도차이나반도 문제는 여전히 교착상태에 머무르고 있다.<진창욱 외신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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