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깊은 골”… 결실엔 시간필요/총리회담을 보는 세계언론의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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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조금씩 해결”… 평양회담에 관심/미 쌍방제의에 큰 거리/불 분단극복 작은 걸음/일 역점 분야부터 이견/영 상호 자유왕래 중요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남북총리회담 이틀째를 지켜본 세계언론들은 5일 있었던 남북총리 기조연설 내용을 보도하면서 양측의 시각차이가 아직은 너무 커 당장의 결실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일에 이어 6일에도 외신면 주요기사와 사설을 통해 남북총리회담을 보도한 각국 언론들은 양측의 깊은 골에도 불구,평양에서 열릴 2차회담등 앞으로 전개될 사태추이에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미국)=남북총리 만찬사진을 1면 상단에 싣고 3페이지에 걸쳐 회담내용을 보도하면서 『남북양측이 궁극적 목표가 통일임을 확인했으나 그같은 사고는 자신들의 입장에 바탕을 두고 있어 큰 거리가 있음이 분명하다』고 논평했다.
▲월 스트리트저널(미국)=「북한이 문을 두드릴 때」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서방은 이같은 회담이 독일의 대본을 따르는 평화적 통일로 이르게 되길 바라고 있으나 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북한이 문을 두드릴 때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
이 사설은 북한이 다시 전쟁을 일으킬 만큼 무모하지 않다는 것이 합리적 관측이고 중소가 북한의 전쟁도발을 지원하지 않을 것임이 확실하나 동구 공산주의가 붕괴되고 혁명행진이 종말에 가까워 온 김일성이 자살적인 마지막 시도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경계.
▲르 몽드(프랑스)=쌍방이 긴장완화를 위한 일련의 제의를 내놓고 있으나 우선순위의 접근과정에 있어 아직 깊은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고 논평.
북한 대표단이 서울방문 직후 방문인사 가족면담을 요구하는 한편 대화지속을 한미 팀스피리트 훈련과 연계시킬 것임을 시사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한의 태도에 아직 신축성이 결여돼 있다고 지적.
▲르피가로(프랑스)=통일을 향한 상징적 일보로 지적하면서 남북한간에는 아직 이견이 깊은 만큼 베를린 장벽처럼 분단의 벽이 급속히 붕괴될 것 같지는 않다고 논평.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서로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우선 이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회담진전의 열쇠라면서 6일의 2차회담에 관심을 표명.
▲마이니치(매일ㆍ일본)신문=한국측 대표의 말을 인용,포괄적인 합의가 나오지 않더라도 작은 점에서부터 합의를 이루면 좋을 것이라고 밝히고 오는 10월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총리회담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보도.
▲타게스 슈피겔지(서독)=「한국의 가냘픈 희망」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양측이 통일에 이르기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작은 발걸음이 필요하다고 강조.
▲노이에스 도이치란트지(동독)=「천리마가 멀리 뛸 수 있을까」라는 해설기사에서 이번 회담의 중요한 의미중 하나는 남북한이 서로를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
▲인디펜던트지(영국)=남북간에 여행의 자유화가 주어지면 가난한 북한사람들이 돈벌이가 좋은 남한의 전자공장에 취업하려고 휴전선을 넘어오게 될 것이며 사상의 개방이 이루어지면 설익은 정치철학과 민족주의를 섞어 만든 김일성의 주체사상이 의심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
▲라 리브르 벨직지(벨기에)=제1차 남북고위회담등 한반도 재통일을 위한 남북대화는 오는 91년 봄으로 예상되어 있는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의 방일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
연형묵의 서울방문과 때를 같이하여 셰바르드나제 소 외무장관이 4일 동경에 도착했음을 지적,소련 지도자로서는 역시 사상 유례없는 고르바초프의 방일은 이 지역의 정치적 기상도를 바꾸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같이 분석.<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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