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길<북한대표단>은 내 막내동생”/양주사는 임춘심할머니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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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43년전 평북 철산군서 생이별/늦동이라 암죽 끓여먹이며 업어 키워/꿈에 그리던 혈육상봉 기다려
『내동생 춘길이! 꿈에서라도 보고픔 막둥이 춘길이가 틀림없어요!』
경기도 양주군 은현면 선암리 309 임춘심씨(69)가 분단 45년만에 사상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남북총리회담에 북측대표단의 수행원 자격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거물급 막후실력자 임춘길씨(53)의 친누나임을 주장,43년만의 혈육상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중앙일보 3일자 3면을 보고 동생임을 확인했다는 임춘심씨는 평안북도 철산군 참면 동천동이 고향.
해방 2년후인 47년4월께 남편 안정승씨(80년 작고) 및 혜숙(당시 5세)ㆍ창수(3세)ㆍ창한(1세) 등 3남매와 함께 38선을 넘어 월남하면서 친정집 막내동생 춘길씨와 헤어졌다는 것.
얼굴윤곽과 눈매,삼각형 턱 등이 춘길씨와 닮은 임춘심씨는 『나이로 보나,얼굴 생김새로 보나 43년전에 헤어진 막내가 틀림없다』며 『막내동생은 특히 두상이 크고 역삼각형의 얼굴에다 눈매가 4남매중 나를 가장 많이 닮았었다』고 회상했다.
임춘심씨는 또 춘길씨는 부모님이 만년에 낳은 만득자라 젖이 모자라 하나뿐인 누나인 자신이 암죽을 끓여 먹이고 늘 업어키우다시피해 유난히 자신을 따랐다는 것.
임춘심씨는 속칭 「차련관」이라 불리던 동천동에서 부친 임국영씨(농업ㆍ살아있으면 99세)와 동네에서 「귀덱이」라 불리던 모친 강씨(살아있으면 95세)와의 장녀로 바로 밑으로 춘엽(63)ㆍ춘병(56)씨 등 두 동생이 더 있고 춘길씨는 3남1녀중 막내.
임춘심씨는 당시 친정집과 한 동네에서 살고 있었으나 남편 안씨가 일제때 「경방단」활동 등을 한 관계로 한밤중에 급히 월남케돼 자신의 가족만 내려왔고 친정 식구중에서는 고종사촌동생 김화순씨(62ㆍ운수업)만 1ㆍ4후퇴때 월남해 현재 한 동네에서 살고 있다.
임춘심씨는 『동생이 헤어질 당시 9세로 「호미를 메고가자 동삼천리…」 등의 노래를 잘 불렀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편 임춘길은 이번 총리회담 북측대표 7명을 수행할 수행원 33명의 일원으로 「총리책임보좌관」이란 공식직책을 갖고 있지만 「총리보좌원겸 책임연락관」 최봉춘과 함께 이번 회담에서 막후를 움직이는 「대표 뒤의 대표」역할을 하게될 실력자로 알려져 있다.<양주=김기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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