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업 사장 첫 구속/근로자임금 떼어먹고 회사폐업/US마그네틱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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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내에 진출,각종 특혜속에 기업이윤을 과실송금해온 외국기업들이 노사분규ㆍ임금상승에 따른 경영적자 등의 이유를 내세워 잇따라 휴ㆍ폐업,대량실직 등이 사회문제되고 있는 가운데 임금을 체불하고 조업을 중단한채 외국으로 잠적했던 외국기업 대표가 구속됐다.
인천 북부지방노동사무소는 3일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폐업한 외국투자기업 인천시 작전동 US마그네틱사 사장 폴 김씨(57)를 근로기준법 위반(임금체불)혐의로 구속했다.
외국인 기업주가 국내 근로기준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한국계 미국인인 폴 김씨는 83년 전자제품 제조ㆍ수출회사인 US마그네틱사를 설립,운영해오다 채산성 악화를 이유로 지난 6월30일 근로자 1백40여명의 4,5,6월분 월급과 퇴직금ㆍ상여금ㆍ해고수당 등 3억2천3백여만원을 지불하지 않은채 폐업한뒤 미국으로 잠적했었다.
이 회사 근로자들은 폴 김씨가 미국으로 잠적한뒤 그동안 『한국인 근로자들의 피땀을 짜내 고도의 성장을 해오다 88년6월 노조가 설립돼 근로자들이 정당한 권익을 찾으려하자 임금까지 떼어 먹고 야반도주했다』며 공장에서 농성을 계속해왔다.
폴 김씨는 지난달 18일 공장부지 등 국내재산을 처분하기 위해 입국,서울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머무르던중 이 소식을 입수한 노조원과 노조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혀 노동사무소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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