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렉서스 하이브리드카 'RX400h' 타 봤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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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국내에 첫 시판된 하이브리드카(전기 모터+가솔린 엔진)인 렉서스의 'RX400h'는 연비가 좋은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일반 가솔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비해 연비가 30~50% 정도 좋다.

이 차의 외관은 기존 가솔린 모델인 RX350과 거의 똑같다. 다른 것은 라디에이터 그릴이 좀 더 촘촘해졌을 뿐이다. 실내 역시 비슷하지만 모터로 구동하기 때문에 계기판과 변속기가 다르다. 변속기에는'B'라는 표시가 돼 있다. 내리막길 등 엔진 브레이크를 쓸 때 모터가 이 기능을 대신하는 것이다.

또 엔진으로 구동하지 않기 때문에 엔진회전수(rpm)를 나타내는 둥근 원판 대신 모터의 구동력을 나타내는 게이지가 달려 있다. 시동을 걸면 엔진 소리 대신 전원이 들어왔다는 표시만 나온다. 이후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시속 20㎞까지 모터로만 달린다. 이후 가속을 하면 엔진 시동이 걸리고 힘을 더 낸다. 정체구간에서 저속으로 움직이거나 신호대기할 때는 엔진이 꺼지고 모터로만 달린다. 배터리 충전이 필요하면 엔진이 다시 켜진다. 그래서 도심에서 연비가 좋은 것이다.

가속을 하거나 고속도로처럼 힘이 필요한 곳에서는 엔진이 줄곧 걸려 있다. 이때는 엔진.모터 두 가지로 움직여 연비가 일반차와 거의 비슷하다. 힘은 넉넉한데 시속 60㎞가 넘으면 모터 소리가 들려 정숙성이 떨어진다. 공인 연비는 12.9㎞/ℓ이지만 실제 연비는 8~10㎞/ℓ정도라고 한다. 디젤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1100만원 하는 배터리 교환 비용이다. 배터리 성능이 저하되거나 사고로 배터리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리비 부담이 크다. 또 주행 중 고장이 나더라도 일반 카센터에서는 정비할 수 없다는 것도 단점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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