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열린 14회 춘사대상영화제 시상식이 미숙하고 부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제 빛을 보지 못했다고 인터넷 신문 뉴스엔이 같은 날 전했다. 특히 사회자였던 도올 김용욕 교수의 막가파 진행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는 시상자들을 두고 자신이 직접 수상자를 발표하거나, 수상자에게 반말로 수상소감을 요구해 빈축을 샀다.
도올은 이 날 각본상 수상자인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의 박은영 작가에게 "개인적으로 각본에 약간 불만이 있다"면서 "반론을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김혜수에게는 "화끈하게 한 마디 해봐"라며 반말로 수상 소감을 요청해 관객들의 야유를 받았다.
이날 시상식을 관람한 한 관객은 "김위원장이 사회자로서 너무 많은 말을 쏟아낸 것 같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시상식에 참석한 한 영화 관계자는 "마치 도올의 원맨쇼를 보는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김위원장과 함께 사회자로 나선 오정해도 감독상 시상 순서를 거르는 실수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이날 케이블 오락채널 EtN을 통해 생중계된 시상식에서는 여우조연상 시상에 앞서 후보자들을 소개하는 영상물이 제대로 방영되지 못했다. 이후 여우조연상 시상 직후에 오정해 가 다시 영상물을 소개했지만 역시 나오지 않았다.
일부 시상자들의 지나친 '접대용 멘트'도 영화제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날 남우조연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 윤양하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 국회의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 관객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시민의 영화제', '관객의 영화제'를 표방하며 올해 이름을 바꾸며 탈바꿈을 선언한 춘사대상영화제는 이처럼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로 27일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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