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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섬유 추가 개방안 내달 교환키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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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미 FTA 4차 본협상에 참가한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가 27일 협상 결과를 브리핑하기 위해 제주 롯데호텔에 마련된 프레스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4차 본협상이 27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상품.농산물 분야에서 품목별 시장개방안의 골격을 마련해 협상 타결을 위한 실질적 진전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12월 4~8일 미국에서 5차 협상을 한다. 그러나 상품.섬유 등의 시장개방 범위에 대한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아 내년 1월 6차 협상(서울)을 하기로 했다.

◆ 자동차.섬유는 5차 협상서=양국은 4차 본협상 마지막 날 서비스.노동 등 11개 분과에서 협상했다. 여기에서 농산물 특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제도 도입, 자동차 표준작업반 설치에 합의하는 등 일부 성과를 거뒀다. 양국은 또 엔지니어.간호사 등 전문직 자격을 상호 인정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목재.모자.도자기.귀금속 등 16개 분야의 원산지 기준도 최종 마련했다.

미국이 신발.완구 등 1000여 개 공산품을 관세 조기 철폐 품목으로 제시하는 대신 한국은 상추.토마토 등 50개 농산물을 시장개방 품목으로 양보하는 등 본격적인 주고받기식 협상도 진행됐다. 그러나 자동차.섬유 분야에선 뚜렷한 진전이 없었다. 양국은 5차 협상 이전까지 시장개방계획(양허안) 2차 수정안을 서로 교환, 협상을 최대한 가속화하기로 했다.

한국 대표단 관계자는 "5차 협상부터는 분야별로 양국의 관심 사안과 통합 협정문의 문안을 정리한 뒤 풀리지 않는 쟁점을 몇 개로 압축해 본격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 남은 쟁점은=미국이 장기 관세철폐 품목으로 미뤄놓은 자동차.섬유 제품의 조기 시장개방을 얼마나 얻어낼 수 있는지가 한국대표단의 과제다. 한국의 최대 관심사인 반덤핑 제도의 개선(무역구제 분야)과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한국산 원산지 인정(원산지 분야)은 어려운 협상이 예상된다. 미국이 협상 종반부에 들어선 지금까지도 자국 내 입법 문제와 북 핵실험 등을 들어 완강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웬디 커틀러 미 수석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향후 협상에서 개성공단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생각이지만 쌀문제는 논의되길 기대한다"며 한국 측을 압박했다.

미국이 주력하는 자동차.의약품.농산물 등 3대 관심 분야에서도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의 개편 ▶신약 특허권 연장 ▶쌀과 쇠고기.돼지고기 시장 개방 요구를 놓고 어느 정도의 타협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서비스 시장의 경우 법률.택배.방송.통신.우체국 보험 등 미국의 5대 공략 분야에서 한국이 얼마나 방어에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제주=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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