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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 고압대 꼼짝 않는 탓/올여름 왜 유난히 푹푹 찌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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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태풍도 가로막는 초특급/비뿌릴 기압골 통과못해/오늘 고비로 세력약화… 12일께 소나기
예년에 비해 유달리 맹렬한 기세로 13일째 전국을 벌겋게 달구고 있는 이번 폭염은 무엇때문이며 언제쯤 끝날 것인가.
중앙기상대는 이번 폭염은 지난달 27일 장마가 끝난뒤부터 강력한 동서고압대가 한반도 지역에 정체,기압골의 통과를 일체 불허한채 이글거리는 불볕만 한없이 쏟아내고 있으며 이에따라 지열상승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압대로 인해 기류의 동서흐름을 막는 블로킹현상이 일어나 원래 3∼4일 주기로 우리나라를 통과하면서 비 또는 소나기를 뿌려 지열을 식혀주는 기압골이 번번이 한반도 남북으로 밀려 통과했으며 이같이 강력한 고기압 세력으로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 대류성 소나기조차 발을 붙이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필리핀부근 해상에서 발생했던 3개의 태풍도 이 고압대에 막혀 우리나라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채 일본동쪽 또는 중국대륙쪽으로 상륙,소멸됐다.
이같이 기류의 순환이 거의 안되고 있는데다 대도시주변에서는 높은 인구밀도,자동차,공장지역의 산업열 등이 빚어내는 「열섬」 현상이 겹쳐 거의 매일 밤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열대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예년에는 열대야가 대구지방에서 1주일내외,그밖의 지방에서는 3∼4일정도 나타났을 뿐이다.
기상대는 이 고압대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일부가 잘려나가 건조한 대륙성고기압과 합류,고립된 섬처럼 한반도지역에 장기간 정체되어 있다는 사실만 밝혀 냈을뿐 이같은 기압배치가 이뤄지게 된 근본적원인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폭염은 7월28일 대구의 36.3도,29일 남원의 37.5도,8월1일 장흥의 38도,6일 대구의 38.5도 등 각 지역에서 경쟁적으로 최고기록을 경신하며 기세가 등등한데다 더위가 계속되는 기간도 예년에 비해 무척 길다.
7일 중앙기상대 집계에 따르면 대구지방의 경우 지난달 5일 낮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선이후 7일까지 7월14일(24ㆍ3도)과 15일(29ㆍ0도) 이틀을 제외하고는 32일동안 30도를 넘는 진하일이 계속됐으며 이중 35도를 넘는 날도 12일이나 됐다.
남원지방은 지난달 27일부터 7일까지 4일(34.6도)만을 제외하고 11일동안 35도가 넘었고 장흥지방도 10일간 35도가 넘는 날이 계속됐다.
이들 지방처럼 분지가 아닌 서울지방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7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30도를 넘는 폭염이 이어졌다.
7,8월 두달간 최고기온이 30도이상인 날은 예년의 경우 서울 25일,대전 30일,대구와 전주가 각각 38일 등이었으나 올해의 경우 7월한달이 거의 장마속이었고 현재가 8월초순인데도 벌써 이 기록에 육박하고 있어 더위의 위력을 실감케 하고있다.
중앙기상대는 그러나 7일 주간예보를 통해 동서고압대가 7,8일을 고비로 점차 세력이 약화되고 있으며 12∼13일께 전국적으로 소나기가 오고 16일에는 강한 기압골이 접근,전국적으로 비가 올것이 예상됨에 따라 앞으로 길어야 10일이면 이번 폭염은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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