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는 바그다드의 도적” 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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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본사 특파원이 전하는 세계각국의 반응/소와 협력… 군사개입은 배제 미국/「제3의 석유쇼크」올까 초조 일본/지중해함대 특별경계 돌입 불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과 관련,미ㆍ서구는 강경한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일본은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음은 중앙일보 특파원들이 보내온 현지반응 및 움직임들이다.<편집자주>
▷미국◁
미국의 부시대통령은 이라크의 미국내 자산을 전면 동결하고 대이라크 석유수입을 동결하는등 당장 강경조치를 취하고 나섰으나 미국의 군사개입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워싱턴은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이 미국의 이익과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사태를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부시대통령은 2일 마거릿 대처 영국 총리와 콜로라도주 애스핀에서 회담한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군사개입 가능성을 묻는 보도진 질문에 대해 『우리는 어떠한 가능성도 시인하지 않을 뿐 아니라 배제하지도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개입 가능성을 배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이 우선 나타내고 있는 자세는 직접적인 개별 대응보다는 관련국들의 집단적 대응방안이다. 미국은 당장 유엔안보리를 소집해 효과적 집단대응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소련과의 공동성명을 통한 대이라크 비난공세를 추진하고 있다.<워싱턴=한남규특파원>
▷일본◁
일본 정부는 이라크의 쿠웨이트침공사태가 새로운 중동전을 유발,「제3의 석유쇼크」로 비화하지 않을까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보수집에 부산하다.
일본정부관리들은 이번 사태로 원유수입등 일본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계산하기에 바쁜 표정인데,『이라크­쿠웨이트분쟁이 어느정도 장기화될지가 중요한 열쇠다. 일본의 석유 비축은 1백42일분이나 되며 다른 OPEC제국으로부터의 공급도 있어 석유수급에 미칠 영향은 없다』(사카모토관방장관)고 애써 낙관하기도 했다.
한 외무부수뇌는 2일 밤 이란­이라크전쟁때 부문에 미사용인채로 남아있는 대이라크차관이 있음을 지적,대이라크 경제제재조치등 이의 유보도 생각하고 있음을 비쳤다.<동경=방인철특파원>
▷서구◁
영국과 프랑스가 미국의 뒤를 이어 이라크에 대한 자산동결을 결정하고,EC(유럽공동체)차원의 대이라크 경제 제재조치가 검토되고 있는등 유럽전역에 걸쳐 이라크에 대한 항의와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프랑스는 2일 저녁 이라크 및 쿠웨이트에 대한 자산동결조치를 취하고 『쿠웨이트에 대한 자산동결은 쿠웨이트의 프랑스내 자산을 이라크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여름휴가중인 미셸 로카르총리를 대신해 이 조치를 발표한 피에르 베레고브와 재무장관은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완전히 철수할 때까지 이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의 롤랑 뒤마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의 TF1텔리비전과의 회견에서 『사태진전여하에 따라 이라크와의 외교관계단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현재 지중해상에 배치돼 있는 프랑스함대가 특별경계태세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럽의 모든 언론들도 일제히 이라크의 무력침공에 격렬한 비난을 퍼부었다.
프랑스의 르몽드지는 1면사설을 통해 「바그다드의 도적」이란 제목하에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헛된 야욕을 격렬히 비난했다.<파리=배명복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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