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트남… 8300만명 인구 중 63%가 30세 이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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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베트남이 풍부한 젊은 노동력을 무기로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일간지 익스프레스는 19일 국가 통계국 발표를 인용, "2005년 말 현재 베트남 인구는 8311만 명이며, 이 중 63%가 베트남전이 끝난 1975년 이후 태어난 젊은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는 인구의 3분의 2가 30세 이하라는 뜻으로, 베트남은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인 셈"이라고 전했다. 연간 100만 명의 인구가 늘어나, 인구 증가율도 1.27%로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높은 교육열로 우수 인력 배출=전체 인구 중 60세 이상 인구는 9% 수준이었다. 젊은 인구는 매년 늘어나 2010년에는 노동 인구가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베트남 인구가 다른 선진국들과는 반대로 30세 이상 중장년층이 적은 이유는 63년부터 10여 년에 걸친 전쟁으로 수십만 명이 사망한 데다 출산율도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베트남의 이런 기형적 인구분포는 상대적으로 청년 인력이 풍부하다는 의미가 있어, 선진국들의 투자 대상국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로 우수한 젊은 인력을 대량 배출, 고령사회로 노동 인구 확보가 다급해진 주변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인력 공급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 '브릭스(Brics)' 이어 주목받는 '브이틱스'= 브이틱스(Vtics)는 부상하는 신흥대국인 중국과 인도.태국에 베트남을 합친 말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값싼 노동력을 조달할 수 있는 베트남이 중국.인도 시장을 겨냥한 제조.개발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트남에 대한 외국 자본의 신규 투자는 올 1~8월 29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늘어났다. 지난해엔 2004년보다 17억 달러 늘어난 60억 달러의 해외 투자를 유치했다.

베트남의 매력은 우선 인건비가 중국의 3분의 2 수준이라는 점이다. 올 2월 최저임금을 40% 이상 인상한 뒤에도 호찌민 공장 노동자들의 평균 임금은 111달러로, 중국 상하이 노동자의 평균 임금 172달러보다 훨씬 낮다.

토지 임대료도 저렴한 데다 중국과 동남아 양쪽으로 수출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 베트남 정부는 법인세와 생산설비 수입관세 감면 등 적극적 외자 우대책을 펴고 있다.

베트남은 2000년대 들어 7.5% 이상의 경제성장을 지속함으로써 전 세계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와 같은 8.4%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역시 2001년 325달러에서 지난해 611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내년엔 820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빈곤율도 93년 58%에서 현재 19%로 떨어지는 등 사회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AP통신은 17일 "베트남이 1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세계 기업들의 본격적인 베트남 러시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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