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바르샤바 “더이상 적이 아니다”/정치이유 무력사용 안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핵무기는 최후의 수단으로만 보유”/나토 정상회담 「런던성명」채택
【런던=배명복특파원】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16개 회원국정상회담이 6일 나토의 성격변화에 관한 23개항의 「변화된 나토에 관한 런던 성명」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이 성명에서 나토회원국 정상들은 『나토는 소련ㆍ동구의 급격한 변혁으로 조성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며,또 적응할 것』이라고 전제한뒤 『안보와 안정이 오로지 군사적 차원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면서 우리는 나토의 정치적 성격을 제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나토정상들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비롯한 소련과 동유럽 지도자들이 나토를 방문,연설할 기회를 가지며 이들 국가가 나토와 정규적인 외교관계를 수립하는등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회원국간의 협력과 관계증진을 제의했다.
이들 정상은 또 나토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회원국들은 더이상 적이 아니며,영토적 또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을 선언하는 상호불가침조약 체결을 제안했다.
나토정상들은 『동유럽주둔 소련군이 완전히 철수하고,현재 진행중인 재래식무기 감축협정이 체결되면 나토는 핵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변화된 유럽에서 나토회원국들은 핵전력을 「진정한 최후 수단」으로서만 보유하는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들 정상은 ▲그동안 나토방위전략의 기본이 돼온 전진방어와 유연대응전략의 변경 ▲나토군 상시 대응태세의 완화 ▲나토군 군사훈련 횟수의 축소 ▲기동성을 가진 다국적 편성으로의 나토군편제 변경등을 이 성명에서 밝혔다.
한편 회담이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부시 미대통령은 『공동성명에서 나토의 근본적 성격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더이상 나토가 군사적 위협요인이 아니라 안정요인이라는 점을 소련측이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