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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크라멘토 신임판사 "한국인 자긍심 잊지않아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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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 권 신임판사가 남편 존디케어 변호사와 아들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영광스럽고 너무 기쁩니다. 한인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달 29일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새크라멘토 카운티 수퍼리어 법원의 판사로 임명한 헬레나 권(한국명 현정.39) 신임판사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살인사건 케이스 진행과 후임자에게 업무 인수인계하느라 정신없이 바쁘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얼마 전 가정폭력이 살인으로 연결된 케이스를 맡아 재판을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전담반 수퍼바이저로 1년간 근무해 온 권 신임판사는 아동학대.성폭력 등 강력반에서 활동하며 실력을 발휘해왔다.

지난 2월에는 새크라멘토 검찰청에서 '우수 검사'로 선정돼 상을 받기도 했을 정도다. 이같은 적극적이고 노련한 성격 때문인지 판사로서의 첫 부임지도 형사 법원이 됐다.

권 신임판사는 "11년 동안 몸담은 검사직을 떠나려니 아쉽기도 하지만 판사로서 커뮤니티를 위한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는 판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2학년때 가족들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온 권 심임판사는 중고교시절에는 우등생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하버드 법대 재학시절에는 학생회장을 맡으며 뛰어난 리더십을 보였다.

"항상 '코리안 아메리칸'이라는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다"는 권 신임판사는 한인 1.5세답게 한국어로 읽고 쓴다.

그녀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정은 8살 짜리 아들에게도 과외선생을 붙일 정도로 뜨겁다.

"내 아들도 역시 반은 한국인"이라고 설명한 권 신임판사는 "뿌리를 상징하는 언어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0일부터 본격적인 판사로서의 업무를 맡게 되는 권 신임판사는 법조계 문을 두드리는 후배들을 향해 "열심히 하는 만큼 결과를 얻는다"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고 기회를 찾아 뛸 것"을 조언했다.

"판사가 내린 판결 뿐만 아니라 행동과 단어 하나에도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주민들과 커뮤니티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판사가 되겠습니다."

[미주중앙일보 장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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