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쐐기포 … 현대 먼저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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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5회말 2사 1루에서 투런 홈런을 친 이택근이 홈을 밟은 후 먼저 홈인한 전준호의 '영접'을 받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현대의 1회 말 기습공격은 매서웠다. 상대가 손을 쓸 틈을 주지 않았다. 한화의 베테랑 투수 문동환이 페이스를 찾기도 전에 초반부터 거칠게 몰아붙여 다섯 점이나 뽑았다. 한화가 쫓아가기엔 버거운 점수였다.

정규리그 2위팀 현대가 2006 프로야구 삼성 PAVV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을 승리로 이끌고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현대는 13일 수원구장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이택근의 투런 홈런 등 장.단 13안타를 퍼부어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한화를 11-4로 대파, 서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는 1회 말 톱타자 송지만이 문동환으로부터 좌전안타를 뽑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김재박 현대 감독은 후속 전준호의 타석에서 초구 희생번트 사인을 냈지만 번트 실패로 파울볼이 되자 곧바로 '런 앤 히트' 카드를 꺼내들었다. 의외였다. 송지만이 2루 쪽으로 절반가량 다가갔을 때 전준호의 방망이가 우익수 쪽으로 힘차게 돌아갔고, 배트의 중심에 맞은 타구는 유격수 김민재의 키를 넘어 좌익수 앞으로 빠졌다. 현대는 무사 주자 1, 3루의 기회를 맞이했다.

문동환은 현대 3번 이택근을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4번 서튼을 볼넷으로 걸러 만루가 됐고 5번 정성훈과 대결하려던 문동환은 컨트롤이 흔들리며 밀어내기로 한 점을 헌납하고는 와르르 무너졌다.

현대는 4회까지 호투하던 선발 마이클 캘러웨이가 5회 초 집중 4안타를 맞고 석 점을 내줘 위기감이 감돌았다. 그러나 5회 말 공격에서 이택근이 한화 세 번째 투수 지연규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투런홈런을 터뜨려 7-3으로 달아났다. 이 홈런이 승부의 쐐기가 됐다. 이날 현대가 뽑은 11점은 역대 플레이오프 최다득점과 타이기록이다.

한화는 7안타에 볼넷 6개를 곁들이며 비교적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 그러나 병살타 두 개가 추격의 발목을 잡았고,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서 잡히면서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한화는 준플레이오프 MVP 고동진이 5회 초 공격 때 자신의 타구가 다리에 맞는 부상으로 교체돼 부담을 안게 됐다. 2차전은 14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수원=성백유 기자,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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