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서 침수피해 허위보고/조사도 않고 빈집 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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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주민 2백여명 대피소동나도 “수해 없다”
24일 오전3시쯤 서울 방학1동 경신연립 1동 지하202호 최권주씨(46ㆍ운전사) 집 등 1∼15동의 지하에 세든 24가구가 하수구를 통해 빗물이 역류하는 바람에 최씨집이 완전히 침수되고 나머지 23가구도 방안까지 물에 잠겨 가재도구ㆍ옷가지가 물에 젖는 비피해를 보았다.
도봉구청측은 침수피해가 접수된지 4시간이 지난 오전7시쯤 소방차 5대를 출동시켜 양수작업을 벌인뒤 돌아갔으나 하루종일 내린 비로 25일 오전까지도 최씨집 등은 물이 빠지지않아 대피했던 주민 50여명이 양동이로 물을 퍼내고 있다.
그러나 구청측은 현지 피해상황도 조사하지 않은채 서울시재해대책본부에는 침수시간을 오전6시로 늦춰 보고하고 연립지하 28가구중 최씨집만 물에 잠겨 소방차 1대로 양수작업을 끝낸뒤 적십자사의 구호품과 쌀을 전달하고 방역작업까지 끝냈다고 보고했다.
구청측은 최씨집 외에 11가구가 침수됐으나 이 연립주택이 재개발 철거대상으로 살고있던 세입자들을 모두 내보내 빈집이라고 보고했으나 실제는 세입자들이 모두 살고있고 침수가구도 24가구나 됐다.
또 성북구청의 감독소홀과 재개발시공업체의 날림공사로 집이 무너지고 침수되는 등 15일부터 계속 물난리를 겪고 있는 서울 동소문동 278일대의 경우도 서울시재해대책본부엔 24일 전혀 피해가 없는 것으로 보고했으나 실제는 8가구가 추가로 침수됐고 주민 2백여명이 인근 돈암국교로 대피하는 소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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