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대통령에 일인2세 당선/후지모리 결선투표 승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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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요사후보 패배 시인/빈곤층 압도적 지지
【리마 로이터ㆍAP=연합】 일본계 이민2세인 알베르토 후지모리(51)가 10일 실시된 페루의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작가출신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54)후보를 압도,비페루인으로서는 사상처음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후지모리후보는 1천만 유권자가 참여한 가운데 10일 오후 10시(이하 한국시간)부터 11일 오전 5시까지 실시된 페루의 대통령선거 2차 결선투표에서 유효투표수의 54.92%를 획득,45.08%를 얻는데 그친 요사후보를 큰표차로 제치고 대통령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페루국영TV가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나타났다.
당선이 사실상 확정된 후지모리후보는 11일 국민화합을 위해 모든 정당들이 참여하는 거국연립정부를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지난 4월8일의 1차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던 요사 후보는 이날 투표가 끝난지 2시간45분이 지난후 자신의 패배를 시인하면서 『페루국민들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후지모리 후보에게 승리의 축하를 보낸다』고 말했다.
후지모리후보는 꽃다발에 둘러싸인채 기자들에게 『국민들은 나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줬다』고 말하고 『나는 모든 정치세력들이 차기 정부에 참여해 주도록 초청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페루의 심각한 현실에 비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비상한 힘이 요구되고 있다』면서 자신이 곧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결선투표에 대한 최종적인 공식개표결과는 통신수단의 부실로 산악지대 및 밀림지대투표구의 집계작업이 지연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앞으로 3주후에나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이변이 없는 한 후지모리후보의 대통령당선은 확정적이다.
이번 결선투표결과는 페루의 빈곤층 유권자들이 국영기업의 매각 및 공무원의 대폭 감원조치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요사후보의 급진적인 자유시장경제계획이 자신들에게 미칠 악영향을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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