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 한국적 소재·내용 크게 부각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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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90년대 한국조각의 흐름은 종래의 구조와 조형중심으로부터 벗어나 인간적 체험과 관념의 표현을 중심으로 하는 「탈구성」의 경향으로 전향하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해 본심사의원회는 작품의 질적평가에 있어 조형적 성취도 못지않게 작가들이 제시하고자한 의도와 이의도의 객관화를 위한 표현적 조건들의 성공적수준을 강조하고자 했다.
이번 출품작들의 두드러진 현상은 한국적 소재와 방법및 내용을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을 들수있다.
최종적으로 검토된 특선작 7점은 오늘의 상황을 어떠한 시각으로 구현하고 있느냐에 관련해 그 의의가 충분히 용인된 것들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유형으로서 최승호의 『임상일지』와 양대량의『터』가 대상후보로 거론되었다. 전자는 침상에 누운 인물을 중심으로 펄쳐지는 드라마와 전체적 장면의 효과가 오늘의 병든 사회적 현실들과 이것들에 대응하는 작가개인의 체험적 반응이 불안하고 암울한 분위기로 충만되고있다.
후자의 『터』는 철저하게 한국적 전통의 현장에서 문제를 이끌어내 옛터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돌과 인공적인 철을 결합해 다시 볼수 있는 오늘의 체험적 공간개념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러나 『임상일지』가 대상으로 선정된 것은 기법이나 방법적 치밀성 내지는 성취도가 우세하였기 때문이다.
심문섭 박석원 김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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