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분수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우리나라에선 「정보」라는 말의 여운이 별로 좋지 않다. 지난날 중앙정보부의 인상 때문이다. 그러나 말의 인상이야 어떻든 우리는 오늘 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정보사회란 한마디로 정보가 물질이나 에너지이상으로 값있는 자원의 구실을 하는 사회를 말한다. 영어로는 문자 그대로 「인포메이션 소사이어티」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정보사회의 발전단계를 세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자동화 단계다. 컴퓨터의 발달은 사무자동화,공장자동화,심지어는 가정 자동화시대까지도 연출하고 있다.
둘째는 지적 창조단계다. 모든 분야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져 사람들은 종래에 없던 새로운 시간들을 얻게된다. 시간의 가치가 그만큼 중요해지는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소비자의 위치에만 머물러 있던우리는 기회개발자의 입장으로 바뀐다. 이제까지 고용노동에 얽매여 왔지만 정보사회에선 자기실현을 위한 노동을 하게 된다. 사람들은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한다.
이 단계가 지나면 사회변혁이 일어난다. 미국의 미래학자 대니얼 벨은 그것을 탈공업화사회라고 했다. 지식사회라는 말은 미국의 경제학자 드러커가 했다. 역시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제3의 파도」가 닥쳐온다고도 했다. 이처럼 우리의 생활환경은 일대 변혁을 맞게되는 것이다.
이런 시대가 되면 먼저 상품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대량생산=대량소비」의 사회는 일반대중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높여주었다. 그러나 정보사회의 첨단과학기술은 개인성과 창의성을 요구한다. 다품종,소량생산의 시대가 필연적으로 온다. 한편 로봇에 의한 자동화시대는 우리의 행동반경을 확대시킨다. 행동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이다.
정보사회를 사는 지혜는 정보의 원료가 되는 데이타를 폭넓게 수집해 그것을 쓸모있게 처리하고 가공하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정보나 지식을 활용해 그것을 토대로 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지적 행동능력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6월은 「정보문화의 달」이다. 한국전기통신공사와 정보문화센터가 88년부터 이런 달을 지정해 정보사회의 시민적 자질을 기르는 행사들을 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