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눙아와 결혼한 일 나가사와 선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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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 일본인 여자선교사가 한국의 농아자와 7년간의 열애 끝에 지난 4월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현해탄을 건너온 이 사랑의 천사는 한국에서 6년째 농아자들에게 우리말수화로 복음을 전파하고있는 나가사와 구미코 (34·장택구미자).
남편 이두형씨 (29) 와는83년 여름 인천 임마누엘 농아인교회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나가사와씨는 교토(경도) 에 있는 선교사훈련원에서 연수를 받고 있던중 현지실습자 한달간 일정으로 인천에 와 있었다.
농아자인 이씨가 나가사와 선교사에게 사랑을 고백한 것은 88년 봄 어느 날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지 5년만에 선교사님과 결혼하는 꿈을 꾸었다』며 사랑을 고백했을 때 나가사와씨는 그의 놀라운 인내심과 꿋꿋한 신앙에 감동한 나머지 『왜 더 일찍 말하지 않았느냐』 며 즉석에서 결혼을 약속했다고 한다.
87년에 전도사가 된 이씨는 그때부터 부인 나가사와 선교사와 함께 강화도 임마누엘농아인교회에서 선교활동에 헌신하고 있다.
직업군인 출신인 아버지와 가족들의 거센 반대를 극복하고 마침내 외국인 농아자를 자신의 평생동반자로 선택한 나가사와씨는 뛰어난 가창력과 피아노 솜씨는 물론 영어와 한국어에도 능통한 베테랑 선교사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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