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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틴경제] UCC가 뭐기에 인기를 끄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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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예를 들어 여러분이 책을 읽은 뒤 독후감을 써서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나 다음의 블로그 등에 올린다면 이게 바로 UCC가 됩니다. 추석 명절 때 친척과 어울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것도 훌륭한 UCC죠. 거기에다 오랜만에 친척을 만난 소감을 붙이면 더 좋겠지요. 비디오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까지 실으면 최신 유행을 좇는 틴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인터넷에서 남이 올린 질문에 답을 해 주거나 인터넷 뉴스를 읽은 뒤 여러분의 생각을 댓글로 표현한 것도 모두 UCC 입니다.

◆UCC가 왜 뜰까요=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국내외 신문이나 방송.잡지 등 대중 매체가 만든 뉴스가 인터넷에 많이 올랐지요. 그러나 당시는 전송 속도가 빠르지 않아 인터넷 이용자들은 주로 글로 된 정보만 접했습니다. 그러나 초고속통신망이 곳곳에 깔리면서부터 사정이 달라졌습니다. 파일 규모가 큰 사진과 음악이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동영상까지 인터넷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달라졌죠. 인터넷에 올린 정보를 그냥 읽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특정한 사회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댓글 형태로 인터넷에 올렸고, 자신의 취미 활동이나 일상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게재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했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카메라가 달린 휴대전화, 캠코더를 가진 사람이 많아진 것도 이런 인터넷 활동이 퍼지는 밑거름이 됐습니다. 인터넷 업체들도 네티즌들이 보다 쉽게 자신만의 독특한 콘텐트를 만들어 올릴 수 있도록 인터넷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어요.

UCC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장이야기를 많이 담는다는 점입니다. A 상품을 사봤는데 좋았다. B라는 곳에 여행을 갔더니 이렇더라는 글이 사진과 함께 많이 실려요. 상품을 구입한 뒤 이런 점은 좋고 저런 점은 안 좋았다고 한 글을 여러분도 많이 읽을 수 있을 거예요. 이 같은 글은 상품을 사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여행을 가려는 사람들에게는 이주 유용한 정보가 됩니다. 일반방송조차 이런 세세한 정보를 올리기가 쉽지 않아요. 방송 시간이 한정돼 있는 데다 자칫하면 일방적인 주장이 걸러지지 않고 방송될 수 있기 때문이죠.

◆뜨거워진 UCC 확보 경쟁=최근엔 통신.인터넷.방송 등 여러 분야의 업체들이 너도나도 UCC를 확보하는 데 팔을 걷고 있어요. UCC를 확보하려는 이유는 바로 풍부한 UCC가 있어야 많은 네티즌을 자신의 홈페이지로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는 사람이 많아야 더 많은 검색 광고를 할 수 있고, 이렇게 해야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특히 통신과 방송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지면서 통신회사들도 방송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입자들에게 보여줄 동영상이 많이 필요합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도 이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사이트에 동영상을 보다 쉽게 편집하고 올릴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답니다.

◆유통 UCC의 5%만 창작=UCC는 일반 이용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인터넷 세상에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이 올린 것을 베낀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한 인터넷 업체의 분석에 따르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UCC 중 단 5%만이 인터넷 이용자들이 스스로 창작을 한 것이며 나머지는 다른 사이트에서 퍼다 나른 것이랍니다.

게다가 남이 열심히 쓰고, 찍고 만든 내용을 가져다 일부만 변형시키는 패러디도 꽤 있지요. 그러나 이런 것을 창작물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견해가 다릅니다.

또 UCC의 내용이 사실인지도 따져봐야 하고요. 올해 초 지하철에서 고아 출신 남녀가 결혼식을 하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됐지만 나중에 가짜로 판명됐습니다. 틀린 내용도 네티즌들이 자주 들여다보면 마치 사실인 양 소문이 번지는 겁니다. 빠르게 진화하는 인터넷 세상은 밝은 면도 있고 이처럼 어두운 면도 있지요.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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