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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택위원장 “7,8명선 이미 접촉”/민자의원 야당복귀설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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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자가발전ㆍ대여­평민 교란용” 추측도
민주당(가칭)의 이기택 창당준비위원장이 8일 낮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들과의 회견에서 『민자당 민주계 의원 7∼8명이 야당에 복귀할 준비를 갖춘 것으로 안다』고 말해 정가에 파문을 던졌다.
그는 또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거취문제와 관련,『현재 우리 당내에는 야권통합때 김총재는 2선으로 후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50대50 지분아래 경선과정에서 퇴진시키자는 주장의 두가지 흐름이 있다』고 말해 어떤 형식이든 김총재는 퇴진해야 한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시,야권통합 논의에도 찬물을 끼얹어 그의 발언내용을 두고 온갖 추측이 무성. 8일 증권시장에는 민자당의원 민주대거 합류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날 이위원장은 『민자당에서 야권으로 넘어 오려는 민주계 인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민자당 민주계 의원들이 매우 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일말의 개혁가능성을 믿고 통합여당에 참여했는데 이제 민자당을 통한 개혁가능성이 없어지자 절박한 인식을 가진 7∼8명의 의원들이 행동통일을 하며 야당복귀를 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대답.
이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그 결행시기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고 흐렸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이위원장의 「자가발전」성 발언내지 대여ㆍ대평민당 교란용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
당사자인 이위원장은 9일 오전 『그런 움직임이 있다는 정도의 얘기』라며 『지난 3월 3일 부산대회(민주당 창당지지대회)때도 「10여명이 야권에 합류하려 한다」고 얘기했지 않느냐』고 발언의 무게를 낮추려고 시도.
동료인 박찬종의원은 『그정도 얘기라면 나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말했고 김정길의원도 『그런 말을 하면 진짜 올 사람도 안 올 것』이라며 시큰둥.
결국 민주계의 「귀순설」과 김대중총재 퇴진주장을 동시에 발설해 당내 반김대중 세력을 무마하고 평민당을 견제하면서 민자당의 전당대회에도 모래를 뿌려보자는 의도였다는 지적.
○…그러나 민자당 민주계와 가칭 민주당측과의 접촉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후문.
과거 이기택계였던 부산의 P,J의원과 구민주당 전국구의 K의원등 여러명이 이위원장과 접촉,『갈등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털어놓았고 이는 박철언 전정무장관과 김영삼 세력의 다툼이 한창일 때 더욱 잦았다는 것이다.
민자당 민주계의 한 의원은 9일 『이위원장이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갈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탈당수위」와는 거리가 멀다. 과거 정치노선이 다른 데 따른 갈등일 뿐』이라고 반박.
이들은 김영삼 최고위원과 박철언 전장관간의 알력이 있다며 박관용의원등 민주계 10명이 모여 박 전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등 움직임을 보인 바는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반박철언이지 민주합류를 위한 전단계는 아니라는 것.
민주계의 P의원은 『서명이니,음모니 하는 바람에 내놓고 모이기도 어려워졌다』면서 『이왕 민자당에 들어왔는데 끝까지 해봐야 할 것 아니냐』고 주장.
그러면서도 이의원은 최근 부산의 민자당 도지부결성대회에서 야당식 정부성토가 무성했던 점등을 들며 『민주계 의원들의 동요는 사실이며 당지도체제가 또 삐걱거리면 한두명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당전체가 와해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노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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