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리빙] 사찰 음식서 배우는 웰빙 식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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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운동도 하루 8시간씩만"

사람에게 적당한 노동시간이 하루 8시간이듯 위장 역시 하루 8시간만 일하게 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습관의 시작이다. 그래서 음식은 해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만 먹는다.

식사 메뉴는 생체리듬에 맞춰 정한다. 뇌가 활동하는 아침은 죽으로 가볍게 먹는다. '마하승기율'에는 죽의 이로움을 열 가지나 들었다. ▶안색을 좋게 한다 ▶힘이 넘친다 ▶수명을 연장한다 ▶안락함이 있다 ▶말소리가 시원해진다 ▶음식물 소화를 좋게 한다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공복감을 없애준다 ▶갈증을 풀어준다 ▶대소변을 조절한다 등이다.

활동량이 많고 위장이 활발하게 활동하는 낮에는 뿌리와 곡식 등 딱딱한 음식을 먹는다. 저녁식사로는 과일즙같이 소화되기 쉬운 음식이 좋다. 과일즙 속 섬유질이 아침에 먹은 죽과 낮에 먹은 딱딱한 음식의 배설을 돕는다.

밤 10시 이후, 잠자기 2시간 전에 먹는 음식은 독약과 같다. 저녁 늦게 먹는 음식은 신장이나 간을 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사미율'의 아홉 번째 계율 '불비시식(不非時食)'은 '귀(鬼)는 야식(夜食)하나니(귀신은 밤에 먹는다)'라 하여 밤늦게 먹는 음식을 경계했다.

이외에도 ▶요리 전에 손과 발을 깨끗이 씻는다 ▶밥은 물론 죽도 물이 될 때까지 씹어 먹는다 ▶배부르게 먹지 마라 등이 식사와 관련한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마늘.파 안 넣어야 음식 제맛"

사찰음식에는 파.마늘.달래.부추.흥거 등 '오신채'를 쓰지 않는다. 이들 자극적인 양념을 쓰면 재료의 참맛을 해친다는 것이 홍승 스님의 설명. 대신 표고버섯가루.콩가루.들깨가루 등을 사용해 담백한 맛을 낸다. 콩가루는 단백질이 부족해질 수 있는 사찰음식에 중요한 단백질원이기도 하다. 날콩가루를 국이나 찌개에 넣으면 담백하면서도 느끼하지 않아 좋다. 볶은 콩가루를 나물 무칠 때 넣으면 나물 맛이 훨씬 고소해진다.

다시마도 쓰임새가 많다. 다시마를 말려 곱게 빻은 뒤 조림이나 찌개 등을 만들 때 조미료로 사용한다.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철의 함량도 높아 빈혈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국물을 우려내고 건져낸 다시마는 다시 간장에 조려 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

제철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 봄에는 쓴맛 나는 나물류를, 여름철엔 미끈미끈한 보리나 오이가 좋다. 가을에는 감자.고구마.연근.우엉.무.도토리 등이 추천 음식이다. 겨울철엔 봄.여름.가을철 음식을 모두 섞어 먹는다.

이지영 기자 사진=여성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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