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무등산 기암괴석 빼어난 「호남의 신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지난 24년 동안 입산이 제한돼왔던 호남의 명산 광주 무등산이 활짝 열려 광주시민은 물론 전국의 등산애호가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무등산은 지난 66년 7월1일 군사시설보호를 위해 국방부훈령으로 묶이는 바람에 주봉인 천왕봉과 입석대·서석대 등 정상부근의 출입이 통제돼 이 산을 찾는 등 산 애호가들은 산허리만 맴돌아야 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입석대는 연중개방하고 있으며 서석대는 토요일 오후1∼3시, 공휴일 오전10시∼오후3시까지 제한 개방하고 있다.
이로써 지난 85년 통제가 풀린 광석대와 입석대, 서석대 등 무등산 3대 석경을 찾을 수 있게 됐고 다만 천왕봉만 여전히 입산금지구역으로 남아있다.
광주시 동남쪽 13km지점에 위치한 무등산은 해발1천1백87m의 높이로 전남으로 뻗은 소백산맥 중에서 가장 높지만 입석대. 서석대 등 정상부의 기암괴석을 제외한 산 전체가 몇 개의 굵은 능선으로 이루어진 흙산으로 산행의 어려움이 거의 없다.
무등산은 또 조선시대부터 묘향산, 구월산과 더불어 3대 진산의 하나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성산」 또는「신악」으로 남도인들에게 외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무등산은 광주시내와 근접해 있는데다 원효사·중심사·지원동·이서면 등 4곳 어디에서나 등산을 시작할 수 있다.
등산코스는 중심사∼중머리재∼강불재∼입석대∼서석대∼규봉암∼꼬막재∼무등산장∼원효사의 일주코스가 대표적인데 5시간쯤 걸린다.
이밖에 원효사∼바람재∼덕산너덜∼천제단∼중머리재∼용추폭포∼제2수원지의 4시간30분 코스가 있으나 이 코스를 택할 경우 무등산의 핵심인 입석, 서석대 등이 빠져 무등산의 진면목을 접할 수가 없다.
중심사는 신라 법흥왕 때인 860년 창건된 무등산에서 가장 큰 절로 이 절 왼쪽 언덕에는 남화의 대가였던 고의재허백련화백의 화실인 춘설헌이 있고 오른쪽 산비탈에는 역시 의재선생이 전통차 (다)를 부활시키기 위해 시작했던 차밭이 있어 춘설차라는 향기 그윽한 작설차를 생산하고 있다.
중머리재로 올라 시원한 남풍을 한껏 들이킨 뒤 2O여분 가면 광주와 화순의 경계인 장불재 넓은 초원이 나온다.
이 곳에서 2백여m 올라가 있는 입석대는 마치 석수가 먹줄을 퉁겨 깎아 세운듯한 10∼2Om의 돌기둥 40여개가 반달형으로 1백여m나 둘러서 있어 절로 찬탄을 자아내게 한다.
입석대에서 다시 2백여m 올라가 있는 서석대에 가려면 입석대 입구 공원관리사무소 초소에서 배낭과 사진기 등을 맡기고 빈손으로 가야한다.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쳐둔 철책을 따라 광주 시가지쪽(서쪽)으로 1백여m 나가면 서석대가 웅자를 드러낸다.
서석대는 입석대에다 약간의 곡선처리를 한 듯 한 웅장한 병풍 모습으로 서쪽으로 광주시가를 내려다 보고 있어 황혼의 햇빛에 반사되면 수정처럼 반짝거려 수정병풍을 방불케 한다.
육당 최남선도 서석대를 놓고 그의 「심춘순례」 에서 『금강산도 부분적으로는 이보다 못하다』 며 『바다 위의 해금강 한쪽을 산 위에 옮겨 놓은 듯 하다』고 격찬해 마지않았다.
서석대를 다녀와 원효사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곧 「지공」으로 너덜이 나오고 그 동족으로 규봉과 규봉암, 그리고 3대 석경의 하나인 광석대가 있어 기왕 무등산을 찾았다면 규봉암 일대의 지공너덜까지도 꼭 거쳐 원효사로 내려가는 일주코스가 권할만하다.
입석대에서 서석대를 들른 후 중심사로 되돌아가도 원효사로 내려가는 시간과 비슷하게 걸리기 때문이다.
광주시내에서 등산기점인 원효사나 중심사 입구까지 시내버스 (20여분소요)가 수시로 있다. 【광주=김기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