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자에게 진실을 말하라"는 퀘이커 교도의 격언이 있다고 한다. 급진적 사회 비판으로 유명한 MIT의 노암 촘스키 교수는 이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권력자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으며, 정말로 진실을 들어야 할 사람은 민중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촘스키, 하워드 진, 에드워드 사이드 등 좌파적 지식인 20인이 '세상의 진실'을 말한다. '폭탄보다 큰 소리(Louder than Bombs는 이 책의 원제다)'로 울려 퍼져 사람들을 깨울 '진실' 말이다.
책에 의하면 미국에선 현재 200만 명 이상이 감옥에 있으며, 이들 중 50%가 흑인이고 17%가 라틴계다. 인구당 비율로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가장 높다고 한다. 이는 미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호주에선 총인구의 1~2%에 불과한 원주민이 감옥의 20~30%를 채우고 있다고 한다. 인종차별을 정당화한 법적 제도적 원인은 지난 세기에 사라졌을지 몰라도, 그 차별의 결과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런 의미에서 폭력과 착취와 차별은 19세기에 고안돼 20세기에 종식된 현상이 아니다.
유행처럼 이념의 옷을 좇아 입는 사람들 탓에 '진보'라는 단어 자체가 '진부'해진지 오래 됐지만, 이념의 옷 따위는 벗어던지고 달려들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직 많다.
배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