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택의 반란' 세계 3위 류비치치 2 - 0 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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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형택이 멋진 백핸드 발리로 류비치치를 공격하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연합뉴스]

'한국 남자 테니스의 대들보' 이형택(세계랭킹 63위.삼성증권)이 세계랭킹 3위 이반 류비치치(크로아티아)를 격파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차이나오픈(총상금 50만 달러) 단식 4강에 올랐다.

8번 시드인 이형택은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벌어진 8강전에서 톱시드인 류비치치를 2-0(6-3, 7-6)으로 완파했다. 이형택이 ATP 투어 대회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2004년 스텔라 아트와 챔피언십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이형택은 올해 투어 아래 단계인 챌린저대회에서 단식 두 차례, 복식에서 한 차례 우승했으나 투어 대회에서는 8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형택은 16일 크로아티아의 또 다른 강자 마리오 안치치(12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준결승에서 안치치마저 잡으면 통산 두 번째 투어 대회 우승도 노릴 수 있다. 이형택은 2003년 1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한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ATP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형택은 2004년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1회전에서 류비치치와 처음 맞붙어 기권승을 거둔 바 있어 류비치치와의 맞대결 성적 2전 전승을 거뒀다.

류비치치는 이날 1m93㎝의 큰 키를 이용한 강력한 서비스로 12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기록했지만 범실이 많아 무너졌다. 이형택은 스트로크 대결에서 절대 우세를 보이며 줄곧 유리한 경기를 했다. 1세트에서 몸이 덜 풀린 듯한 류비치치를 밀어붙여 3-0까지 앞섰고, 이후 서비스 게임을 잘 지켜 6-3으로 끊었다. 2세트에서는 서로 한 게임씩 주고 받으며 팽팽하게 맞서 게임스코어 6-6 타이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여기서 이형택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위력적인 백핸드 스트로크로 5-2까지 앞섰고, 6-3 매치포인트에서 류비치치의 서비스 리턴이 네트에 걸려 승리를 확정했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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