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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北안전 문서로" 첫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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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노무현(盧武鉉)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방콕 정상회담 결과는 양국의 절실한 안보 관심사를 해소시켜 주는 '품앗이 동맹외교'의 구도로 나타났다.

한국 측은 유엔 결의안 통과 이후 첫번째로 이라크 추가 파병을 결정해 안팎에서 어려운 처지에 놓였던 부시 대통령을 도와주게 됐다. 우리 측은 북한이 핵폐기에 '진전'을 보여야 한다는 꼬리표가 달리긴 했지만 다자틀 내에서 북한의 안전보장(security assurances) 제공을 모색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명시적 언급을 처음으로 명문화했다.


'청일점' 총리 남편
방콕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20일 오후 태국 왕궁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가운데 있고, 맨 왼쪽이 부시 미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여사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의 남편인 피터 데이비스 박사가 청일점으로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끈다. [방콕 신동연 기자]

비록 공동 언론발표문이라는 형태였지만 '선(先) 핵폐기'를 강도 높게 주문해 왔던 미국의 대북 접근 방식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던 셈이다. 더욱이 정상회담의 테이블에서 부시 대통령이 "문서화를 해서 북한에 줄 수도 있다"고 언급해 우리 측으로서는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가 터지길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물론 북한이 북.미 간 불가침 조약 체결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어 당장의 낙관이야 어렵겠지만 최소한 북한이 2차 6자회담에 참여할 수 있는 명분은 제공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구체적인 대북 안전보장의 방법과 관련, "향후 문안작성에 관해서는 관련당사국이 계속 협의하자"고만 말했다고 라종일 국가안보 보좌관이 전했다.

공동 언론발표문은 "두 정상이 차기 6자회담의 '진전'을 모색하기 위한 수단과 방안을 연구하기로 했다"고 해 한.미 양국이 추후 대북 안전보장 문제도 긴밀히 협의하기로 했음을 시사했다.

특히 방법론과 관련, 파월 미 국무장관이 지난 8월 운을 뗐던 '미 행정부의 서면보장'과 6자회담 5개국(한.미.중.일.러)의 서명에 의한 공동보증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羅보좌관은 그러나 "이날 회담에서는 그렇게까지 구체적인 얘기는 나오지 않았고 문안 작성에 관해서는 5개국이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이라크 파병은 한국의 국내 여론 등을 감안, 추후 성격.형태.시기.규모를 결정키로 하자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확인하는 선에서 의견일치를 봤다. 부시 대통령은 파병에 관한 한 추가적 요청없이 수차 '경의'와 '사의'를 표시했다고 羅보좌관은 전했다.

방콕=최훈 기자<choihoon@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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