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들만의 城 그곳이 알고싶다

중앙일보

입력

37층짜리 총 228세대의 초대형 오피스텔. 분당서도 집값 비싸기로 유명한 정자동에 새 빌딩이 등장했다. 외양은 건물 가운데가 뚫려 있어 파리 개선문을 떠올리게 한다. 59~98평으로 소형 평형은 아예 없다. 15~40평형 짜리 인근 오피스텔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타임브릿지'라는 정식 이름이 붙기 전까지 '분당 타워팰리스'라고 불렸다.

1일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나 현재 10여 세대 이사했을 뿐이다. 부동산업계는 입주가 상당히 더딜 것으로 내다봤다. 분양자들이 '특이'하고 임대가격도 높게 나와 있기 때문이다.

최초 분양자는 모두 같은 회사 사람들. 삼성전자는 정자역서 50m쯤 떨어진 이 오피스텔을 2003년 착공하고 전 세대를 이듬해 10월 자사 상무급 이상 임원에게 특별분양했다. 평당 분양가는 1050만원이었다. 이보다 꼭 1년 전 분양된 맞은편의 포스코건설 '스타파크' 분양가가 평당 1400만원대였던 걸 감안하면 저렴한 가격이다. 당시 스타파크는 청약자가 인산인해를 이뤄 큰 화제를 불렀다. 경쟁률 72대1.

어쨌든 그 후 정자동 집값은 무섭게 치솟았다. 부동산업계는 타임브릿지 시세를 평당 2500만~3000만원으로 전망했다. 만 2년새 적어도 2.5배 뛴 것이다.

▶까다로운 집 구경
= "입주가 시작됐는데 복덕방에 오피스텔 평면도는 커녕 동.호수 배치도도 없어요." 한 부동산업자가 이 오피스텔에 대해 문의하는 전세수요자들 상담하기가 힘들다고 푸념한다. 내부 특별분양한 탓에 분양안내 팸플릿이 없다. 집 구경은 분양자가 오피스텔 관리실에 "허락한다"는 전화를 한 후에나 가능하다. 게다가 관리실 직원이 항상 따라 붙는다.

임원들 '사모님'들이 개별적으로 세를 놓았으나 특정 부동산업소에 개별관리를 당부한 탓인지 업소간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는다. 소문만 나돌 뿐 확실한 계약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인근 우리부동산의 임모 대표는 "오피스텔은 주상복합아파트보다 낮은 전세가에 거래되는 것이 상례인데, 분양자들이 오히려 더 높은 가격에 내놓고 있다"며 임대계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보통 평당 800만원 이상에 나오고 있다. 가장 작은 59평형이 4억5000만~5억원에 거래됐다는 소문이 있다.

▶업무용인가, 주거용인가
= 전세를 위해 내부를 둘러봤다는 한 60대 부부는 "구조는 아파트와 같은데 베란다가 없고 상가가 딸려있지 않아 생활하기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59평형의 경우 방 4개·부엌·거실·세탁실 등 전형적인 아파트 구조다. 안방은 욕조가 있는 화장실과 드레스룸을 갖췄다. 부엌은 식기세척기.가스레인지 등이 빌트인돼 있으나 냉장고는 선택 사양이다. 오피스텔이지만 업무용보다 주거용에 알맞게 설계돼 있다. T부동산 관계자는 "이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임대할 경우 소유자가 1가구 2주택에 해당돼 매매시 중과세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매도 움직임은 없으나 매매할 경우 양도세가 수억원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다.

부동산업자들은 본격적인 임대계약은 잔금 납부시한인 다음달 중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관련 은행직원들은 부동산업소를 돌며 잔금 부족한 분양자와 연결해 줄 것을 부탁하고 있다. 그러나 연봉 최소 수억원대인 삼성전자 임원들이 잔금때문에 입주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타임브릿지는
= 37층짜리 두 동(A,B동)을 세우고 21층부터 연결(브릿지)했다. 건물 입구에는 차량 및 사람 출입 안내데스크가 있다. 방문자는 호수와 방문목적을 밝혀야 한다. 1층 로비에는 소파가 두곳에 있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양옆으로 설치돼 있다. 호텔 로비를 연상시킨다. 2층에는 4~6평 짜리 개인용 스튜디오가 40개 있다. 분양자에게만 별도 분양돼 사적 업무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그외 부스형 독서실, 50~60인용 연회실, 노래방, 코인 대형세탁기, 방문객 접견실을 갖췄다. 브릿지 부분에 휘트니스센터(21층)와 사우나실(23층)이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