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She] '해결사 그녀' 뚝심으로 납품계약 술술 따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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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캐리어 코리아 김수영(31.사진)마케팅 부장(아시아 냉동.냉장제품 마케팅 총괄)은 회사 안에서 '해결사'로 불린다. 회사가 고민중인 계약건을 술술 풀어 내기 때문이다. 그는 아태본부에서 일할 때 까르푸와 엑손모빌 등 내로라하는 기업에 제품을 납품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두 건만 합쳐도 1년에 120억원이 넘는 물량이었다. 이같은 그의 활약상을 눈여겨본 미국 본사는 2004년 그를 불러 들였다. 당시 본사는 코카콜라에 '맞춤형 음료 냉장고' 을 공급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다. 그는 끈기있게 코카콜라 측과 접촉하며 그들의 요구 사항을 놓치지 않고 파악했다. 캐리어 본사가 있는 뉴욕주 시라큐즈에서 코카콜라 본사가 있는 조지아주 아틀란타까지 한 달에 서 너번씩 왕복했다. 코카콜라가 원하는 제품은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고, 고장이 나도 바로 고칠 수 있는 냉장고라고 그는 판단했다. 김 부장이 협상 줄다리기를 하면서 올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캐리어는 냉장 기계를 서랍식으로 탈부착할 수 있는 '카트리지 쿨러' 제품을 제안해 수주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미국서 대히트를 쳤다. 지난해에만 3000만 달러 어치가 팔렸다. 김 부장은 "구매업체의 의도를 간파해 마케팅 활동을 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연수 경험도 없는 그가 아시아태평양 본부와 미국 본사를 거쳐 올 1월 부장으로 승진해 한국 법인으로 되돌아오자 국내 동료들은 '슈퍼우먼'의 귀향을 반겼다. 그의 활약상은 국내에서도 정평이 나 있었다. 김 부장은 고려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97년 캐리어 코리아에 입사했다. 98년 캐리어 코리아는 LG산전(현재 LS산전)의 자판기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면서 상업용 냉동.냉장고로 영역을 넓히려 했다. 이 일을 하는 신(新)사업팀에 새내기인 그가 배치됐고 그는 인수업무를 매끄럽게 처리했다고 한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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