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 중앙로역 시험운행 르포] 지하철 얼마나 달라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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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불완전하나마 전구간 운행을 재개한 대구지하철은 참사 이전과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훈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은 19일 "안전을 최우선의 경영목표로 삼아 전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지하철로 거듭 날 것임을 시민들께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 보면 적자경영 등의 사정으로 본질적인 안전대책의 추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안전관계자들의 평가다. 사고 이후 2백4량의 전동차 승객의자는 모두 방염처리 됐다. 그러나 전동차 바닥, 천정, 벽면, 의자 등의 내장재를 모두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교체하는 사업은 내년부터 2005년까지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김대현 대구지하철 방재팀장은 "2백67억원의 소요 사업비 중 70%는 국비로 지원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특수작업이어서 운행을 하면서 연차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업은 내년 초부터 본격 시작될 예정이다. 각 역사에는 비상사태시 도피로를 알려주는 피난구 유도등 86곳이 새로 설치되거나 보완됐다.

특히 참사현장인 중앙로역 승강장에는 역사 복구공사때 전기가 나가도 빛을 발할 수 있는 피난유도용 형광타일이 깔 린게 된다.

이밖에도 중앙로역은 구조물의 마감재를 종전 타일이나 블록에서 화재에 강한 범랑패널로 바꾸고 승강장 콘크리트 벽체에는 화재가 나도 구조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중성화방지제를 쓰도록 설계됐다.

사고 이후 각 역사에는 모두 1백40여명의 공익근무요원이 배치돼 인화물질 차단 등의 위험예방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 안전요원들은 내년부터 3백여명으로 증원된다. 기관사 등 근무자들의 안전 매뉴얼도 한층 강화됐다. 요즘 대구지하철 기관사들은 역사에 도착했다 출발하기까지 "개방", "폐쇄", "진행" 등의 구호를 반복하며 기기작동을 일일이 확인한다. 그러나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주요시설 개선은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역사와 사령실의 CCTV를 디지털 방식으로 교체하고 소방 등 국가통합무선망과 연계되는 열차무선통신시스템은 내년부터 착수해 2007년까지 완료된다. 또 각 역사 제연설비의 성능을 강화하고 자동화재탐지기 등을 확충하는 소방시설개선사업도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정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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