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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 미국 주택시장발 침체 오나

중앙일보

입력

세계 경제 성장 둔화를 우려하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전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로 지난 5년간 성장세를 보였던 세계 경기가 본격적으로 꺾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는 글로벌 경기 둔화 위험도가 2001년 9.11테러 이후 가장 높다며 세계 경제의 '심각한 둔화' 가능성을 이례적으로 강하게 경고했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7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3월이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 주택시장 경기 냉각 조짐은 더욱 심화되고 있어 우려가 더하다.

세계 경제 엔진인 미국이 주택 시장 버블 붕괴로 소비에 타격을 입게 되면서 세계 경제가 동반 하강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다.

◇OECD "세계 경제 성장 모멘텀 잃고 있다"

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세계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OECD 7월 경기선행지수는 109.5로 지난 3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전월(6월)에 비해 0.3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세계 최대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대비 변동이 없었다. 반면 유로존은 전월대비 0.3포인트 낮아졌고 일본은 1.1포인트 떨어졌다.

OECD는 "7월 경기선행지수 결과는 OECD 국가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주요 선진국의 6 ̄9개월 후 경기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예측지표다.

◇학계도 미국 경제 리세션 위험 경고

미국 학계에서도 미국 경제가 리세션(경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2001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컬럼비아 대학의 조지프 스티클리츠 교수는 "미국 주택 시장 경기 냉각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돼 미국 경제가 리세션(경기침체)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런던에서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문제는 미국 경제가 지속가능하지 않는 소비로 지탱돼 왔다는 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주택 시장 호황에 힘입어 소비를 늘려왔지만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소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급격한 경기 후퇴보다는 경제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나 경기 하강 폭이 커 리세션 수준으로 경기가 둔화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지난달 미국 뉴욕대의 누리엘 로우비니 교수도 "미국은 지난 2001년의 이른바 '닷컴 붕괴' 때 보다 훨씬 거칠고 깊고, 기간도 긴 리세션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우비니 교수는 "미국 주택시장의 붕괴가 경제 전반을 침체시킬 것이라면서 미국이 내년엔 리세션에 접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우비니 교수와 스티글리츠 교수 모두 리세션의 원인으로 지목한 주택경기 둔화 조짐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전날 전미부동산중개사협회(NAR)는 미국 부동산 경기가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해 주택 가격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 둔화로 인한 미국 경기 하강도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 2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2.9%에 그쳐 전분기 5.6%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IMF, 세계 경기 경착륙 가능성 이례적 경고

IMF는 "글로벌 경기둔화 위험도가 2001년 9.11테러 이후 가장 높다"며 세계 경제의 심각한 성장 둔화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경고했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가 5.1%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 세계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지적했다.

IMF는 "내년 글로벌 경기 둔화 리스크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래 가장 높다"며 "글로벌 전망에 대한 리스크가 분명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년 3.25% 이하로 성장률이 떨어질 가능성이 16%"라고 덧붙였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세계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급격한 성장 둔화에 직면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4.9%로 둔화될 전망이며 G7국가 경제 성장률도 올해 2.9%에서 내년 2.5%로 낮아질 전망이다.

경기하강 촉발 요인으로는 미국 주택시장의 경착륙 우려와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으로 인한 추가 금리 인상을 꼽았다.

지난 5년간 '저금리'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던 미국 주택 시장은 최근 2년간 계속된 금리인상 여파로 지난해를 정점으로 둔화 추세가 갈수록 확연해지고 있다. 지난달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년만에 금리를 동결했지만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추가 긴축에 따른 세계 경제 타격 우려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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