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위, 유럽피언 마스터스 컷오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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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가 7일(현지시간) 스위스 크랑몬타나에서 열린 오메가 유러피언 마스터스 1라운드 경기 16번홀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다. 미셸 위는 이날 경기에서 7오버파 78타를 쳐 하위권인 공동 146위에 머물렀다.【크랑몬타나(스위스)=로이터/뉴시스】


성벽(性壁)은 알프스처럼 높다.

남자대회에 도전하는 미셸 위(17ㆍ한국이름 위성미)가 8일(한국시간) 스위스 크랑몽타나의 크랑쉬르시에르 골프장에서 벌어진 유러피언투어 오메가 유럽피언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했다.

첫 홀인 10번 홀에서 보기를 한 미셸 위는 11번 홀 티샷을 실수한 후 주위의 갤러리들이 다 듣도록 큰 한숨을 쉬었다. 파5 14번 홀에서 공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 15번 홀에선 OB를 내 또 더블보기를 했다. 이후 체념한 표정으로 힘을 빼고 경기한 미셸 위는 더 이상 크게 무너지지는 않았다. 2라운드에서만 8오버파 79타, 첫날 7오버파를 합쳐 15오버파로 최하위권이다. PGA 투어보다 한 수 아래로 생각했던 유러피언투어에서 가장 쓰린 경험을 한 미셸 위는 “오늘은 충격이다. 내가 무슨 스포츠를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2004년 14세의 미셸 위가 PGA 투어 소니 오픈에서 1타차로 컷 탈락할 때만 해도 미래는 밝아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벽은 점점 더 높아져 가는 인상이다. 지난 5월 국내 남자 대회인 SK텔레콤 오픈에서 미셸 위는 컷 통과에 성공했지만 서구 골프계는 ‘마이너리그 컷 통과는 의미가 없다’고 평가한다.

미셸 위와 연습라운드를 함께했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페어웨이는 딱딱해 런이 많이 생기고 그린이 부드러워 롱아이언을 받아주는 곳이라면 모를까 컷 통과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거리를 더 늘리고 쇼트게임을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충고다.

하지만 미셸 위는 “5년 정도 여자투어에서 더 배운 후 남자대회에 나오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여자대회만 다녀서는 남자대회에서 어떻게 경기하는지 배울 수 없다”며 “오늘의 실수 때문에 더 의욕이 생긴다”고 말했다. 미셸 위는 다음주 PGA 투어 84럼버 클래식에 나간다.

크랑몽타나=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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