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온 룸살롱 살인범 애인/“대전서 나흘간 지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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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백화점ㆍ영화관등 함께 다녀/경찰 검문ㆍ검색 받은적 없이”/범인 조경수 역 배웅하며 “다시 찾아가겠다” 약속
지난달 26일 경찰의 감시망을 피해 서울 구로동 룸살롱 집단살해사건의 범인 조경수(24)와 함께 달아났던 이모양(20ㆍ카페종업원)이 4일만인 2일 오후귀가,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조사결과 이양은 그동안 대전에서 애인인 범인 조와 함께 지냈으며 대낮에 극장ㆍ백화점 등을 함께 활보하며 다녔으나 전혀 검문검색을 받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인 조가 이양과 헤어지면서 『다시 찾아가겠다』고 말했다는 이양의 진술에 따라 조가 다시 상경할 것으로 보고 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도주=지난달26일 오후8시40분쯤 서울 가리봉동 준카페에 나타난 애인 조,공범 김태화(22)와 함께 흰색 스텔라승용차를 타고 감시중이던 경찰관 6명을 따돌린채 달아났다.
이들은 2시간50분만인 오후11시30분쯤 대전에 도착,조가 변두리에 얻어놓은 자취방에서 함께 지내왔다.
이들과 함께있던 공범 김은 이양이 자신들의 도피에 제약이 된다고 주장,조와 의견충돌이 잦았으며 다음날인 27일 오후8시쯤 집을 나가 이후 조ㆍ이 2명만 함께 지내왔다.
◇대낮활보=이들은 대전에 머물면서 낮에는 백화점ㆍ영화관ㆍ코피숍ㆍ만화가게ㆍ오락실ㆍ탁구장 등을 돌아다녔고 밤에는 레스토랑과 셋방에서 줄곧 함께 지냈으나 검문검색은 한차례도 받지 않았다.
조는 27일 오후5시쯤 대전 모백화점에서 이양에게 여자용 분홍팬티ㆍ분홍색 스커트ㆍ초록색바지ㆍ핸드백ㆍ화장품ㆍ흰색구두 등을 사주었고 이와 별도로 15만원을 건네주기도 했다.
조는 2일 오전10시30분쯤 대전역에서 오전11시55분에 출발하는 대전발 서울 영등포행 기차표1장을 이양에게 건네준 뒤 이양과 헤어졌다.
이때 조는 역앞에서 이양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기둥에 붙은 자신의 수배사진을 가리킨 뒤 『시집가서 애기 잘 낳고 살라』며 눈물을 참으며 노래를 불렀다는 것.
◇인상착의=조는 집단살인사건이후 머리형을 바꾸어 앞머리를 가지런히 내리고 있으며 사건발생전 자신의 작은 형이 마련해준 검정색 싱글ㆍ흰색 와이셔츠ㆍ검정 넥타이 등 마치 「상복」차림을 하고 있고 검정색 구두와 검은테 보안경을 착용하고 있었다.
조는 도 황토색 학생용 가방을 지니고 있으며 이속에 가스분사기 2개ㆍ칼ㆍ흰색마스크ㆍ청커버상의ㆍ청바지ㆍ빨간티셔츠가 들어 있다는 것.
범인 김은 가리마를 탄 머리에 빨간티셔츠와 남색바탕줄무늬가 있는 콤비상의ㆍ청바지차림이며 검은색 구두ㆍ횐운동화를 번갈아 신고다니고 등산용 가방을 지니고 있다.
◇수사=경찰은 조가 이양에게 『내가 살아있는 동안엔 네가 사는 서울 자취방으로 찾아가겠다』고 말한 점과 조가 지난달26일 이양을 데리고 가기전 세차례에 걸쳐 전화를 걸었다는 점 등을 중시,이양에게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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