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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체력보강에 혹독한″담금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혹독한 겨울을 보낸 사자군단 삼성.
다른 팀들이 일본·대만·하와이등 양지를 찾아 훈련을 떠날 때 영하 10여도의 강추위 속에서 연고지역인 대구시 침산동 제일제당 구내에 설치한 실내연습장(승리관)이나 영남대 뒷산을 뛰며 체력단련에만 열중해 왔다.
지난해 6월까지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질주하며 기세를 올렸던 삼성은 6월9일 MBC전에서 그때까지 6승을 올리며 승승장구 하던 김훈기(김훈기)가 무리한 완투로 주저앉아 버리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이후 7월까지 삼성은 유명선(유명선) 김용철(김용철) 강기웅(강기웅) 이종두(이종두) 김용국(김용국)등 주전선수들이 잇따라 부상으로 결강하면서 9연패의 늪에 빠졌고 사상최악인 3승1무11패를 기록했다.
부상선수가 속출하자 투수 로테이션이 무너졌고 팀웍조차 와해돼버려 삼성의 플레이오프진출은 이때 사실상 물 건너갔었다.
당시의 쓰린 경험을 뼈저리게 되새긴 정동진(정동진)감독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투수·타자등 분야별로 부상요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선수들의 기본체력이 상상이하로 형편없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됐다.
심지어 턱걸이를 못하는 선수가 있을 정도로 기초체력은 엉망이었던 것.
이 때문에 정감독은 12월과 1월 두 달간을 체력훈련에만 집중하도록 동계훈련 일정을 짜게됐다.
하루3시간씩 서키트트레이닝·인터벌훈련·웨이트트레이닝·크로스컨트리등 체력 단련에만 온 정성을 쏟았다.

<공수부대에도 입소>
1월6일부터 4일간 팔공산 산악훈련을 실시, 지구력배양과 팀웍 다지기 훈련을 하기도 했고 1월29일부터 2월3일까지 서울근교 공수부대에서 역시 취약점으로 지적돼 온 정신력배양훈련도 병행했다. 이 모든 것은 체력단련에 목적을 둔 것.
지난해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 준우승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투수코치인 마탄 드메리트씨가 합류하면서 투수진은 2월6일부터 보름간 필리핀 전지훈련을 실시, 일찌감치 실전훈련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해 온 투수력 부문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긴급 초빙된 마티(애칭)코치는 삼성팀 내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 벽안의 코치는 종래 국내코치들이 보여주던 지도방식에 일대 혁명을 몰고 와 「코치는 선수의 보조원」이란 새로운 지도자 상을 심고 있다.
선수보다 일찍 훈련장에 나가 그날의 훈련성과를 1백% 끌어올리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등 지시일변도의 지도방식을 전면 거부,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에 집중토록 유도하고 있다.
정감독은 최근 취약점으로 지적돼온 투수력과 체력보완이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향상됐다고 판단, 비로소 볼을 만지는 전술훈련을 시작했다.
다른 팀들은 대만이나 일본에서 20일 이상 일찍 팀 전술훈련을 실시해 왔으나 삼성은 2월말부터 그라운드 적응훈련에 들어갔다.
기술훈련은 한달만 정감독은『개인의 기술이나 야구 센스면에서 삼성선수들은 7개 구단 어느 팀보다 뛰어나다. 따라서 문제점인 위기극복 능력·체력등만 한 단계 높은 수준이 된다면 기술훈련은 3월 한말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지난해까지 되풀이 해온 훈련스타일을 1백80도 바꿔버렸다.
삼성은 또 다른 구단과는 달리 3월말까지 1,2군 구별 없이 연습경기·시범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경기를 치르면서 최고의 컨디션과 가능성을 보이는 선수를 주축으로 1군을 짠다는 복안이다.
삼성은 지난주 전조감독이던 재일동포 이충남씨(이충남) 와 미국프로야구 시카고 화이트 삭스의 수비전담코치 덕 멘솔리노씨가 내한, 1주일간 삼성의 주루·수비등을 집중지도 하는등 전력 극대화에 전념하고 있다.

<일 코치는 포수훈련>
4년간 명문 화이트 삭스에서 수비코치를 맡고 있는 멘솔리노씨는 이만수(이만수) 박정환(박정환)등 포수를 1주일간 지도하면서 ▲경기 때 투수와 포수의 정신자세 ▲2루 스틸을 저지하는 빠른 송구동작 ▲투수리드 ▲포구의 기본등 종래 일본식 포수훈련방법에 젖은 이등의 악습을 집중적으로 뜯어 고쳤다. 이만수는『포수로서 새로운 야구에 눈을 뜨게 됐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만반의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우승고지를 점령하는 일만 남았다』면서 설욕을 벼르는 삼성 사자들은 그 어느 해보다 알차고 끔찍한 훈련(?)으로 다져진 팀웍을 폭발시킬 시즌오픈만을 벼르면서 조용한 반역을 준비중에 있다.
투수력에서 신인 잠수함 이태일(이태일)의 가세, 좌완 성준(성준)의 회복과 타력에서 주포 김성래(김성래) 이만수 김용철의 무서운 폭발력을 1백% 회복한 삼성은 일반적인 평가 (3, 4위권)를 비웃으며 올 시즌 그라운드에 폭풍을 몰고 올 조짐이 역력하다. <대구=권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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