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300여편에 ″최다출연〃|타계한 영화배우 최남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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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달 25일 72세를 일기로 타계한 원로 영화배우 최남현씨는 연기활동 50년 가까이 3백여편에 출연한 최다출연 배우였다.
지난 44년 극단예술협회의 무대배우로 출발, 49년 영화 『돌아온 어머니』로 데뷔한 그는 50∼60년대『에밀레종』『골목대장』『정복자』『싸리골의 신화』『자유결혼』등에서 중후하면서도 과묵한 조역 전문연기로 특히 서민들의 사랑을 받았었다.
그는 1백85cm의 후리후리한 키와 함께 약속을 잘 지킨다고 해서「멋쟁이 보증수표」라는 별명을 가졌었다.
70년대초 고혈압으로 쓰러진 뒤부터 경기도 신장에서 은둔생활을 해 온 그는 최근 『마유미』를 연출중인 신상옥감독의 간청에 고령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중동근로자 유가족역을 맡아 생애 마지막 연기를 보인 뒤 타계해 배우로서의 마지막봉사를 다했다.
68년『싸리골의 신화』로 한국 연극·영화예술상 연기상을 받는등 20여개의상을 수상했다.
화려했던 60년대의 명성을 뒤로하고 쓸쓸한 말년을 보냈던 그는「원로가 존중받는 영화계 풍토」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장례식은 장동휘·최무룡·최성호씨등 동료·후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족장으로 치러졌고 경기도 양수리 무궁화공원에 안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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