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술로 난치병 딸 살려주오”
『한국은 의료기술이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데 하나밖에 없는 우리딸을 살릴수 있는 길이 없겠습니까.』
지난5일 일소간 영토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북방 4개도서」중 하나인 사할린 남동쪽의 구나시리섬을 한국기자로서는 처음으로 들어가 취재하던 기자가 이 지역의 공산당 제1서기를 만나기 위해 그의 사무실을 찾아갔을때 40대의 한 소련여인이 울먹이는 소리로 기자에게 뭔가 호소했다.
내용을 알아듣지 못하는 기자에게 세호브트세프 제1서기가 설명해줬다. 『딸이 불치의 병에 걸려있으니 살려달라』는 것이었다.
한국기자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에서 달려왔다는 것이다.
에브도키아라는 이름의 이 여인이 밝힌 그녀의 딸에 대한 사연은 다음과 같다.
에브도키아씨(46)의 딸 에레나(18)가 이상한 병증세를 느낀 것은 지난해 4월.
우크라이나의 도네츠크시에서 대학생활을 하던 에레나는 찬바람만 쐬면 온몸이 퉁퉁 붓는 증세가 나타났다. 특히 다리에 힘이 빠져 거동하기가 불편했다.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달려가 딸을 데리고 도네츠크시를 비롯한 인근 도시에 있는 큰 병원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별 차도가 없었다.
지난해 9월초 모녀는 모스크바까지 가서 진단을 받았으나 병명이 「웨버크리스찬 지방층염」(주로 다리쪽의 지방층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라는 것만 알았지 치료는 어렵다는 의사소견을 들었다.
에브도키아씨는 마지막 수단으로 소련연방정부 보건장관에게 탄원서를 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로 소련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만 받았다.<구나시리(쿠릴열도)=안희창특파원>구나시리(쿠릴열도)=안희창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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